◎…PSV 아인트호벤에 때아닌 '복주머니 열풍'이 불고 있다. 이영표(26)가 지난달 29일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동료들에게 선물한 한국 복주머니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물건으로 여겨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영표가 PSV 선수들에게 선물한 빨간 비단으로 된 복주머니는 열쇠고리에 달린 '아담 사이즈'. 그동안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동료들에게 '뭔가 한국적인 것을 선물하자'는 생각으로 30개를 구입했다.

복주머니 열쇠고리를 선물받은 후 PSV의 '다국적' 선수들은 하나같이 "어디에 쓰는 물건이냐"고 물었고, 이영표는 "한국 사람들은 그 주머니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고 설명하며 "늘 몸에 지니고 있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영표의 조언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복주머니를 선물한 며칠 후였다.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클럽하우스 식당으로 들어서던 이영표는 그루지아출신 MF 가코키제(28)가 복주머니를 이마에 대고 뭔가 중얼거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코키제에게 다가가던 이영표는 그만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올시즌을 끝으로 PSV와의 계약이 끝나는 가코키제는 행운의 복주머니를 이마에 대고 주문을 외듯 "contract, contract(재계약, 재계약)"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

옆에 앉아 있던 터키출신 후보선수 타칵은 한술 더 떴다. 가코키제가 하는 짓을 유심히 지켜보던 타칵은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하며 자신이 꿈에도 그리는 스페인리그의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뛰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이 뜻하지 않은 사태를 지켜본 이영표는 "내가 준 선물을 귀하게 여기니 기분은 좋지만 동료들이 저렇게까지 호들갑을 떨 줄은 몰랐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아인트호벤(네덜란드)=스포츠조선 추연구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