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때는 부진을 씻겠다.”

02~03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TG와 동양의 리더는 허재(38)와 김병철(30). 두 선수는 약속이나 한 듯 1차전에서 맥을 못췄다.

허재는 6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까마득한 후배 김승현의 스피드를 앞세운 밀착마크에 실책도 네 개나 범했다. 4쿼터 막판엔 그답지 않게 림에도 맞지 않는 ‘에어 볼(Air Ball)’을 날려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그래도 막판 잭슨의 결승골을 단 한번의 패스로 연결시킨 허재는 김병철에 비하면 나은 편.

‘고비마다 한방 터뜨려주는’ 해결사인 김병철은 용산고 1년 선배인 양경민에게 경기 내내 쫓겨다녔다. 골밑슛과 자유투로 5점을 뽑았지만 3점슛 3개를 모두 실패했다. 정규시즌 TG전에서 평균 17점 정도를 기록하던 그가 막히면서 팀의 득점루트가 힉스에게 치중된 것도 상대수비를 편하게 해줬다.

이런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진 동양 감독과 전창진 TG 감독이 이들에게 보내는 신뢰감은 여전하다. 김진 감독은 “오래 쉬어서 그런지 김병철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김병철이 살아나야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살려주기 위해서 일부러 풀타임을 뛰게 했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허재가 부진한데도 4쿼터에 계속 기용한 데 대해 “허재는 팀의 정신적인 리더다. 박빙의 승부에서 허재에게 긴장감과 부담을 주는 것이 팀 전체 정신력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그를 계속 기용했다”고 말했다.

필요할 때 어김없이 한 방 터뜨리면서 팀 분위기를 살리는 ‘피터팬’ 김병철과 코트에 서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농구 9단’ 허재. 5일 열리는 양팀의 2차전은 부진했던 두 선수의 활약 여부가 승패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