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도로를 질주하는 것도 재미있죠. 하지만 하늘을 나는 데 도전해
보지 않겠어요?"

국내 인라인스케이트의 최강자 김염(24·살로몬)은 '어그레시브'에
도전할 것을 강력히 추천했다. '어그레시브' 혹은 '프리스타일'은
도로를 주행하는 '피트니스'와 달리 계단 난간, 바위 혹은
인라인스케이트를 위해 설치된 기구를 이용해서 묘기를 부리는 부문.

"겉보기와 달리 안전도구를 착용하면 크게 위험하거나 어렵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김염은 2001년 코리아오픈 익스트림 게인 인라인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지난 2000년에는 서태지가 하는 프로스펙스 광고의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동작을 찍는 등 광고에도 출연한 프로다.

김염이 인라인스케이트에 입문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교통사고다. 고창
영선종합고등학교 3년 때인 97년 말 오토바이 사고로 왼팔과 다리,
어깨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해 입원했다가 98년 봄 퇴원했다. 의사는 다
나았다고 했지만 다리가 좀 구부러진 듯했고, 친구로부터 "재활운동으로
인라인스케이트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 보통 도로에서 타는
피트니스용보다 묘기용 '어그레시브' 스케이트가 견고하다는 말을 듣고
하나 장만했다.

"동대문 훈련원 공원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같은 또래
애들이 붕붕 날아 다니더라고요." 김염은 이들과 친해지면서 인라인의
길로 빠져 들었다. 몸 여기저기가 까지고 긁혔다. "다칠수록 두려운 게
아니라 열받아서 더 했어요." 김염은 육교 난간에서 떨어지면 다치지만
그렇다고 죽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항공대학교 2학년이던 99년 여름, '이 길로 끝을 보자'는 생각으로
학교도 휴학했다. 2000년에는 처음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국내 1인자로 꼽히던 강자와 준결승에서 만나 공중
두 바퀴 돌기를 시도하다가 부상을 입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 '투지'가 인라인스케이트 장비업체 살로몬을 감동시켰고, 이후
장비를 무료로 제공받는 '세미프로'가 됐다. 2000년 3월 30일에는
나이키 홍보 모델로도 선발됐다. 김염은 현재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스타' 팀과 전속 계약을 맺고 있으며 각종 행사에 데몬스트레이터로도
나서 월 12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2년 6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연세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염은 주말이면 동호인들과
함께 일산이나 여의도, 혹은 올림픽 파크에 있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