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신경을 빼앗긴 사이 아프가니스탄이 시끄럽다.

작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정권을 내놓고 패퇴한 탈레반군(軍)의 고위
지휘관 다둘라 아크훈드는 3월 30일 탈레반 잔여 병력들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북부 탈레반 사령관을 지낸 아크훈드는
이날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전쟁을 하기 적절한 시기가
됐다"면서, 달아난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도 "아직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아크훈드는 "우리는 봉기할 것이며 성전(지하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월 29일에는 탈레반 전사들의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사망했다.
미군 당국은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차량
4대가 공격을 받아,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습격이 일어난 곳은 탈레반 세력 근거지인 칸다하르에서 서쪽으로 110㎞
떨어진 곳이다.

같은 날 미군 특수부대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수백명은 남쪽 칸다하르
인근 지역에 숨어 있는 약 100명의 탈레반 전사들과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이날 밤 수도 카불의 국제평화유지군 기지로 107㎜ 로켓탄
2발이 발사됐으며 그 중 한 발은 평화유지군 숙소에 떨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뒤 탈레반 세력들의 미군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인 21일에는 아프가니스탄 동쪽, 파키스탄과의 접경
도시인 오르군에 위치한 미군 기지가 11발의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또
중부 도시 데흐 라흐우드에 있는 미군 기지에도 로켓포와 소총 공격이
가해졌으며, 동부 국경초소에서도 로켓포 공격이 발생해 미군 공격기
A-10이 출격하기도 했다.

미 육군 대변인 로저 킹 대령은 헬만드주에서 29일 발생한 매복 공격에
대해 "이라크 전쟁을 틈탄 반군활동의 공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전쟁을 기화로 한 아프가니스탄 반군의 이러한 준동은 예상됐던
바다.

라흐다르 바라히미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는 25일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면서 "이라크전은 국제사회에 대한 이슬람 극단
세력의 적대감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바노프 외상
역시 "이라크전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약화시키고 급진 이슬람 세력들을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탈레반 정권 축출 후 집권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현재 수도
카불 근처에만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머지 지역은 사실상 지방 군벌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군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이라크 개전과
함께 알 카에다와 탈레반 잔당 소탕 작전에 착수한 상태이긴 하다.

특수부대와 수천명의 병력을 동원해 칸다하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잔당
소탕 작전'에 착수했다. 또 미군 기지와 카불에 대한 경계도 강화, 강경
이슬람 세력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