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 동강중학교 학생들이 특별 영어수업을 마친 후 영국인 가레스 바커(23)선생님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舒川=<a href=mailto:jhjun@chosun.com>전재홍기자 <


충남 서천군 기산면에 위치한 동강중학교. 사방이 논밭으로 둘러싸여
있고, 낡은 건물에 운동장이 딸린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현재 전교생은
58명.

올해로 개교 54주년을 맞는 동강중은 한때 학생수가 900명이 넘었다.
하지만 이농(離農) 등으로 학생수가 10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지난
99년엔 폐교대상 학교로 지정됐다.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심하던 학교는 지난 2001년
'해외유학 지원 프로그램'이란 묘안을 짜냈다. 학교에서 해외유학을
적극 지원한다는 소문이 나면 많은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뜻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었다.
수소문끝에 서울의 한 유학센터로부터 연간 1~2명을 해외교환학생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산골 마을의 이 작은 중학교는 이후부터 '영어'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등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국제 공인 영어시험인
'슬렙(SLEP)'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학교는
시청각 교육용 43인치 대형 TV와 DVD 등이 갖춰진 어학 실습실을 새로
만들었다. 원어민 교사도 채용했다.

아침에는 전교생이 자율적으로 30분 동안 영어 공부를 한다. 방과 후에는
영어 교사가 2시간 동안 토익·토플을 가르쳐 준다. 원어민 교사가
가르치는 1시간짜리 '특별 영어수업'엔 학생들로 붐빈다.

이 소식이 입소문으로 알려지자 서천군 인근은 물론 서울 등 수도권
등지에서 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봄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김정연(15)양이 전학을 왔다. 김양은 '강남
8학군'에서 전교생 350여명 중 항상 10등 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김양은 "인터넷을 보다 학생들의 유학을 적극 지원해주는 걸
알고 전학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면학분위기도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확 변했다. 이혜련(여·35)
교사는 "1~3학년 전교생 거의가 의욕이 넘친다"면서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 대한 열의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재작년 2명, 작년 1명에 이어 올해에도 학생 2명이 미국으로 떠난다.
3학년 허예림(16)양은 "시골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우물안 개구리가 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작년엔 재미교포인 사무엘전(16)군이 교환학생으로 이곳에 왔다. 같은 반
친구인 김영민(16)군은 "사무엘과 영어로 떠들며 놀다보면 마치 뉴욕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했다.

학교측은 현재 교육청에 해외유학분야 특성화 학교 지정을 신청한 상태.
서용병(徐龍炳) 교장은 "현재는 3학년 전체 10여명 중에서 2명밖에 못
보내지만 외국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