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소집된 국회 ‘전원(全院)위원회’에선 이라크전 파병 찬반론이 격돌했다. 13명의 여야 발언 의원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찬반이 갈렸고, 국회가 마치 미국과 이라크간의 대리 홍보전을 치르는 양상이었다.
◆ 파병 반대론
민주당 김근태 의원 등은 “이라크가 독재국가이고 대량살상 무기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침공했다는 전쟁을 지지하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침략행위를 할 경우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은 “이라크전은 국제법상 위법이고 도덕적으로도 정당하지 않기 때문에 파병에 반대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김홍신 의원은 “이라크전은 강대국만을 위한 이익전쟁”이라고 주장했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파병하면 고마워하기보단 종속국의 당연한 일로 생각할 것”이라며 “오늘 이라크가 불바다가 되면 내일은 한반도가 부시 침략전쟁의 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파병 찬성론
민주당 남궁석 의원은 “도덕성을 따지기 전에 한·미동맹관계가 깨져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파병에 찬성한다”고 했고, 같은 당 장태완 의원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지를 위해서라도 미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파병을 하지 않으면 한·미관계가 비틀어지고 북한 핵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며 “노 대통령이 반대자를 설득않는 것은 자신과 민주당 신주류에겐 평화의 이미지를, 한나라당엔 호전적 이미지를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광근 의원은 “파병 제안자는 노 대통령”이라며 “반전세력들은 한나라당 당사가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정부의 파병당위론
회의에 참석한 조영길 국방장관은 “이라크 전쟁의 결과는 북핵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줄지는 지금부터 한·미공조를 돈독히 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파병당위론을 역설했다. 그는 “한·미간 오해와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대이라크전 지지 이후 한·미관계가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더욱 증진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한·미간 간격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했다”며 “(파병은) 미국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의심을 덜어내서 프렌드십(우애)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본회의 전원위원회는 ‘반전·평화 의원 모임’ 소속 의원 71명의 발의로 소집됐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51명, 한나라당 17명, 개혁국민정당과 자민련·무소속 각 1명씩이다. 이들 71명 중에는 수도권 출신이 38명으로 절반이 넘어, 내년 총선에서 호전주의자로 몰릴 것을 우려해 파병 반대에 나선 경우가 적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 서명의원명단(71명)
▲수도권(38명)=△서울/김근태 김명섭 김성순 김성호 김희선 설송웅
설훈 신기남 심재권 이해찬 이훈평 임종석 김영춘 원희룡 이부영
이성헌 이우재 이재오 홍준표 △경기/김영환 박병윤 이종걸
이희규 정범구 정장선 천정배 김부겸 남경필 심재철 원유철
조정무 안동선 △인천/송영길 이호웅 조한천
최용규< 민주> 서상섭 안영근
▲호남권(14명)=△광주/강운태 김경천 김상현 김태홍 전갑길
정동채 △전남/김경재 김충조 박주선 배기운 이강래 이정일
정철기 △전북/장영달
▲충청권(5명) ▲대전/박병석 송석찬 김원웅 △충남/
전용학 오장섭
▲강원(2명)= 송훈석 이창복
▲경북(1명)= 권오을
▲제주(1명)= 고진부
▲비례대표(10명)= 박상희 박인상 오영식 이미경 이재정 조배숙 조재환
최영희 최재승 김홍신
※부산 경남 울산 대구 충북은 없음
◆ 국회 ‘전원위원회’/ 재적의원 25%이상 요구로 소집
'전원(全院)위원회'는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의안의 본회의
통과에 앞서 전 상임위 소속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최종 심의하는 제도.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개회되며 하루 2시간씩 이틀간 열 수
있다.
전원위는 안건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결정을 할 수 없고,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수정안은 낼 수 있다. 2000년 2월 국회법 개정 때
재도입됐으나, 소집은 28일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