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울고 싶은 마음에 '하늘정원(4월4일 개봉·감독 이동현)'을 볼
생각이라면 당신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이은주와 안재욱이
주연한 '하늘정원'은 '편지'보다는 '국화꽃 향기'에 가까운
'무늬만 최루성' 멜로영화다. 시한부 인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관객의 눈물을 뽑아내는 데 주력하지 않고 오히려 감정표현을 최대한
절제한다. 멜로영화 치고 관객을 힘껏 끌어들이는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도
거의 없다.
오성(안재욱)은 부모의 죽음 이후 '떠나보내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살아온 호스피스 병원(임종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병원) 의사.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살아가던 그는 우연한 자리에서 당찬 성격의 위암 말기
환자 영주(이은주)를 만난다. 영주에게 자신의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할
것을 제안한 오성은 죽음 앞에서도 밝고 명랑한 영주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
'하늘정원'은 죽음에 대해 이전 멜로영화에 비해 다소 튀는 언어를
구사한다. 암환자인 영주는 오성을 처음 만난 날 "나 좀 사랑해줄래요?
죽기 전까지만"이라고 농담을 던지고, 오성은 영주에게 '힘들면
찾아와요. 성심성의껏 죽여줄게요'라는 편지를 남긴다. 이처럼
신세대적인 대사는 왠지 색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결국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첫 장면에서 관객이 예측할
수 있는 상투성의 범위를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이 영화가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 한다면 그건 이은주의 몫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연애소설' 등에서 청순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보여준 이은주는 '하늘정원'에서도 사랑스러운 말투로 시나리오가
충분히 구체화하지 못한 어설픈 캐릭터에 에쁜 색감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