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운영하고 있는 우리 유치원에도 몇년 전부터 자폐가 있는 어린이,
혹은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입학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아이들을
집안에서만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인식들이 많이 바뀌면서
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런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교육받을 수 있음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처음 입학할 당시엔 원장인 나도 감당을 못해 힘이 들었고,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곤 했다. 그러나 자폐증이 있다고 해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감정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정상인
아이들이 오히려 배워야 할 만큼 솔직한 감정이 더 많다는 데 놀랐다. 그
아이들의 밝고 천진한 행동, 그리고 노력하는 모습을 대하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다. 자기 자리도 못 찾아 앉는가 하면, 물건 간수나 밥
먹는 일에서부터 화장실 가는 일까지 교사와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반복적인 교육과 사랑 그리고 작은 관심만으로도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참 고맙고 대견스러웠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학교에 입학하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학급당 인원수가 많기 때문에 선생님 혼자서
감당이 안 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한 번만 더 눈길을 주고 사랑으로
신경을 써준다면 초등학교 생활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증세가
너무 심한 아이가 아닐 경우엔 학습 지도도 가능한데, 그냥 방치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땐 정말 같은 교육자 입장에서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학교 탓만 하면 안 되겠지만 보다 인간답게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를 선생님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나라에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특수
학교가 크지 않더라도 각 구에 하나 정도는 마련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비도 저렴했으면 한다. 그리고 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에도
선생님 배치를 조금 더 많이 해주면 어떨까.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맘
놓고 배우며 다닐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자. 국민 모두가 이런
아이들의 부모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돌봐주었으면 한다.
( 金顯玉 유치원 원장·경기도 고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