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복잡한 법률을 들이대면 할 말이 없지만 가난한 서민들의 형편도 생각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인천 남동구 만수주공 11단지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그동안 살았던 아파트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분양가가 당초 예상보다 너무 비싸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95년 모집공고를 통해 97년12월 입주한 이곳 단지는 전체가 11개 동 902가구. 이중 540가구는 처음부터 분양을 받았고, 이를 뺀 4개 동 362가구가 5년 임대아파트다. 평형별로는 17평형 119가구, 20평형 89가구, 21평형 154가구이며, 5년의 임대기간이 끝나 올 1월부터 주공이 분양 신청을 받고 있다.

문제는 분양가격. 주민들은 모집공고 당시 안내문에 예상 분양 가격이 17평형은 4495만원, 20평형은 5360만원, 21평형은 5569만원이라 적혀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주공은 현재 17평형 5259만원, 20평형 6517만원~6578만원, 21평형 6798만원을 제시해 평형별로 764만원~1229만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공측은 주민들이 모집공고 안내문에 나왔다고 말하는 분양가격은 당시 땅값과 건축비를 합한 평형별 주택가격일 뿐이지 분양할 때 받기로 한 값은 아니며, 분양가는 건설교통부의 임대주택 지침에 따라 따로 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주공이 제공한 안내문을 보면 ‘임대주택 분양전환’ 항목에 분양가격을 일목요연하게 표로서 제시했었다. 그 표에 나와있는 가격이 바로 현재 주민들이 주장하는 원래 분양가격이다. 그러나 안내문은 ‘분양전환 가격 산정기준은 건교부 지침에 따라 건설원가와 감정평가 가격의 산술평균가격으로 한다’거나 ‘분양 전환 시점에 분양전환 가격의 산정기준이 변경될 경우 이 가격 산정기준은 변경될 수 있다’고 단서 조항을 붙여놓았다.

결국 5년이란 세월이 흘러 부동산 시세에 따라 감정평가 가격에 변동이 있었으므로 법률적으로는 분양가격의 변경을 주장하는 주공의 입장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시 표에 나와있는 분양가격은 분명한데 반해, 그 뒤 단서들의 표현은 너무 애매모호하고 어려워 표에 나온 분양가격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의 이영식(54)위원장은 “주민중에는 가난하고 많이 못 배운 50~60대가 많아 당장 살기도 힘든데 그 복잡한 안내문 내용을 어떻게 다 이해하고 들어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그동안 주공에서 두 차례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이달 말까지 분양을 받지 않으면 불법거주자로 몰려 나갈 때까지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가 돼있다. 이에 대해 주공 인천지사 조용우 과장은 “주공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사기업보다 융통성이 적고 관련 규정을 엄격히 지킬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의 이 아파트 시세가 분양 전환가보다 평균 2000만원 정도 비싼 만큼 주민들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지만 어려운 입장을 고려해 융자 알선도 해주고 최대한 다른 편의를 보아주겠다”고 말했다.

( 崔在鎔기자jychoi@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