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삼성동 코엑스앞 사거리.서울시는 교통량에 따라 신호 길이를 조정하는 신(新)신호시스템을 강남지역에도입했지만 차량 증가로 교통 체증은 여전하다<a href=mailto:join1@chosun.com>/조인원기자 <


강남 지역의 도로 상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남 일대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1996년∼2001년
'신(新)신호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통행 속도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재건축, 주상복합 신축 등으로 가구 수가 늘어나고, 신도시에서 끊임없이
승용차가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 신호방식 교체로는 한계 =강남 일대에 도입된 '신(新)신호
시스템'은 차로 바닥 등에 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교통량에 따라 신호
길이와 순서를 바꾼다. 예를 들어 좌회전 차량이 많으면 좌회전 신호가
길어지고, 직진 차량이 많으면 직진 신호를 오래 준다. 이 때문에 강남
일대 교차로 신호등엔 '예측 출발 금지, 신호 준수'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1999년 조사 결과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15.2㎞로 이전 시속 14㎞보다
11.4% 나아졌지만 2001년 조사에선 다시 시속 14㎞로 악화됐다. 이는
서울 도심 시속 18.54㎞, 서울시 전체 시속 22.92㎞에 비해 눈에 띄게
느린 것.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강남은 러시아워 때 교차로 사이를 차가
꽉 메운 '과포화' 상태로, 승용차 수요 관리와 병행해야 신호 개선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넘치는 승용차 =강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승용차 이용이 많은 게
체증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남의 가구당 승용차는 0.84대. 서울
평균 0.5대의 1.68배다. 강남구 통행량 중 승용차 이용 비율은 33.9%.
서울시 평균 24.1%보다 10% 가까이 높다.

게다가 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2900여 가구) 등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오피스텔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현재 대규모로 진행 중인
청담·도곡지구 재건축이 마무리 되면 2010년까지 2100여 가구가
늘어나게 된다.

강남구는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신도시도 체증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구의 '중장기 교통대책 수립 추진계획'에 따르면, 분당(65%),
수지(76%) 주민의 대다수가 서울로 출근한다. 이들의 승용차 이용률은
적게는 46%, 많게는 97%에 이르고 있다. 2009년까지는 판교·죽전 등
400여만평이 추가로 택지 개발될 예정이다. 구는 2011년이 되면 평균
통행속도가 현재의 절반 수준인 시속 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해결책은 없나?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강남 일원동∼광명
소하동∼강서구 염창동)에 대해 환경단체와 주민 등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도로 신·증설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때문에 승용차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자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황기연(黃祺淵) 박사는 "강남은 동·서로는
지하철이 지나지만 남·북으로는 마땅한 대체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며
"남·북 방향 강남대로 등에 중앙 버스전용차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신도시 주민의 승용차 이용률을 30%까지 낮추기 위해
용인 풍덕천 일대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설치하고, 늦어도 올 4월부터
서울∼신도시 간 논스톱 광역 급행 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강남구는 10월까지 '중장기 교통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구는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곡단지, 테헤란로, 개포지구 등에
지역 특성에 맞춘 고품격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신사∼학여울 사이에
모노레일을 2007년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48%인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2022년까지 75%로 끌어 올려, 승용차 평균 시속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