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바그다드 시민들은 연합군의 공습이 진행된 지난 21일 밤~22일
새벽(한국시각 22일 오전)을 공포 속에 보냈지만, 날이 밝으면서 거의
평상시 생활을 되찾았다.

현지 시민들과 이날 오전 통화한 이동은 한국 외국어대 중동연구소
교수는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군의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작전에 따른 공습이 끝난 후인 22일 아침에는 대체로 평상시의 생활로
돌아갔다"고 본사에 전했다. 각급 학교는 모두 휴교했지만 직장 등은
평상적으로 운영된다는 것.

바그다드 시의 시아파 무슬림인 라일라(여·53)씨는 이 교수와의
통화에서 "공습이 진행될 때는 전화가 끊기지만 공습이 끝나면 전화가
가능해진다"며 "현재는 모두들 낮에는 회사에 정상 출근하고 가게들도
문을 열어, 생필품을 구하려는 혼란은 없다"고 말했다. 또 "많은
사람들은, 공습이 밤에만 있고 주로 정부 건물을 목표로 한다고 생각해,
공습 중에도 그냥 거실에 앉아 있고, 폭격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 기간 중에 부시 대통령이 어떤 만행을 저지를까
걱정되지만, 후세인 대통령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거나 화학무기로
공격할 수도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또 30대 대학강사 겸 엔지니어인 카말씨는 "바그다드의 무스탄시리아대
아랍문학 원로교수인 장인 이나드(70) 교수와 가족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면서도 "나는 알라가 함께하기 때문에 공습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혀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낮에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간다"며 "이번 전쟁은 미국의 부당한 침략이며
이에 매우 분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바그다드 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폭격이 아니라 다가올
시가전(市街戰)이라고, 현재 요르단의 암만에 머물고 있는 현대건설의
이영철(李英哲) 바그다드 지사장이 22일 본지와의 전화에서 말했다. 이
지사장은 "최근 요르단 암만으로 대피했지만 하루 3~4차례씩 4명 이상의
현지인들과 통화를 한다"면서, "바그다드의 상황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절망적이거나 처참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지사장에 따르면 거리는
현재 전혀 통제가 없으며 평상시처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생필품도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이 지사장은 "현재 이라크 최정예인 공화국 수비대와 정보부,
국경수비대는 원래의 진지(陣地)를 비우고, 바그다드 시내의 민간인
집에서 민간인 복장으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그
숫자 역시 서방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많은 150여만명에 달하므로,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인명 피해도 엄청날 것이라고 현지인들은
주장한다고 전했다.

현재 외국에서 바그다드와의 통화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는 것에 대해
이 지사장은 "1991년 걸프전 당시와 비교해보면, 미국과 영국군이
반미감정의 확산을 우려해 당시와는 달리 전화 통신망에 폭격을 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