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다시 정계개편론이 화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법 공포 이후 민주당내 신·구주류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부 인사들은 "내년 4월 총선을 한지붕 아래서 치르기 힘든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고 있다. 개편론은 정파별로 달라 서너 갈래에
이른다.
◆ 죽지 않은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新黨) 구상
민주당 신주류는 '지구당을 폐지해 국회의원 기득권을 없앤 뒤, 6개월간
당비를 납부한 당원들이 총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
개혁안 통과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경우 '노무현 지지' 그룹이 당원의
축이 되고, 구주류는 자연 물갈이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구주류는 이에
결사항전 태세다.
개혁안 통과가 끝내 좌절되면, 신주류가 당을 뛰쳐나가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개혁신당'(대표
김원웅)은 신주류에 "민주당 껍질을 던지라"고 외치고 있고, 이 경우
한나라당 수도권의 진보성향 의원도 합류하는 큰 틀의 정치권 새판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개혁그룹'의 연대(連帶)를
축으로 해 개혁신당과 정치지향의 '시민단체'까지 합치면 색깔이
선명한 개혁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기남·천정배 의원 등이 이에 적극적이고, 정대철 대표등은 "그 경우
민주당 호남표 이탈로 내년 총선은 참패"라며 반대 입장이다.
◆ 민주당 구주류의 ‘호남 자민련’ 구상
동교동계 등 구주류 의원들은 신주류가 자신들을 내치는 정계개편을
하면, 호남을 근거로 독자생존하리란 계산이다. 신주류가 당 개혁안을
통해 자신들을 내몰면 호남신당을 만들고, 신주류가 당을 뛰쳐나가면
민주당에 남아 '호남판 자민련'을 만든다는 것이다. 구주류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호남정서를 무시하고 특검법을 공포한 점, 검찰인사에서
호남 인맥을 '물먹인 점' 등으로 인한 노 대통령에 대한 호남정서의
이반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구주류의 한 의원은 "우리가 먼저
뛰어나가면 지역구 의원 한 명 당선시키기 힘든 '호남 민국당'이 되고,
우리가 쫓겨나면 20석 이상의 '호남 자민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야당발 정계개편 시나리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신주류의 개혁 드라이브가 가속화하면
동교동계 등 구주류의 일부가 이탈해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당이 나올 가능성을 점친다. 한 중진 의원은 "내년 총선 때
동교동계가 우리(한나라당)와 연대할 수도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한다.
또 수도권 출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신당 창당설도 그치지 않는다.
당내 소장진보파 의원 서너명의 탈당설과 함께, 당권주자인 한 중진이
일부 세력을 끌고나가 신당을 창당한다는 얘기도 나돈다. 신당창당
명분으로 "5·6공·영남출신이 대표가 되면 수도권 선거는 끝난다. 그
상황이라면 차라리 분가(分家)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실제 당내 소장파 원내외 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는 17일 당
개혁방안이 후퇴할 경우 전당대회에 불참하겠다는 집단성명도 발표했다.
부산·경남의원 일부의 '노무현신당' 합류 가능성도 나온다.
결국 내년 총선이 'TK중심의 한나라당' '민주당 신주류+한나라당
부산·경남의원 일부가 중심이된 신당' '동교동계 중심의 구 민주당'
'자민련' 등 4개이상의 다당제(多黨制) 승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