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48시간
내에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군사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각 18일 오전 10시)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사담 후세인과 그의 아들들은 48시간 내에 이라크를
떠나야 한다"면서 "이를 거부하면 그들은 우리가 선택하는 시간에
군사적 충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라크 지도부는 18일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공식
거부했다고 이라크 국영 알 샤바브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집권
바트당과 혁명지휘위원회의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으며,
이라크 국회는 19일 오전 10시 긴급 회의를 개최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후통첩이 종료되는 19일 저녁 공격을 선언하는 두 번째
연설을 할 것 같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부시의 최후통첩에 맞추어 미국 국토안보부는 미국 내 테러 위협 수준을
'코드 옐로(code yellow)'에서 '코드 오렌지(code orange)'로 한
단계 높이고, 미국 내 전역에서 테러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 영국·프랑스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한 대(對)이라크 제2차 결의안의 표결을 이날 오전
포기한 것과 관련, "유엔 안보리는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책임에
따라 행동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시는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자주적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 의회는 우리나라에 대한 위협을 인식해
작년에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을 압도적인 표결로 지지했다"고
말했다.
부시는 이어 외국 언론인과 유엔 무기사찰단원 등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안전을 위해 즉시 이라크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라크
국민들에게는 "독재자는 곧 사라지며 당신들이 해방될 날이 가까이
왔다"고 말했다. 부시는 또 "나는 이라크군과 정보당국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만일 전쟁이 시작되면 당신들의 목숨을 걸 가치가 없는
죽어가는 정권을 위해 싸우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전쟁범죄자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며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부시의 연설이 있기 직전인 17일 저녁
관영 INA통신을 통해 "이라크 국민들은 조국의 주권과 독립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또한 어느
누구도 미국이 이라크 국민들의 의지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의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은
세계 제1의 전쟁광인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하야"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었으며 미국 정부를 고립시켰고
공적(公敵) 1호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모하마드 마흐디 살레
무역장관도 최후통첩을 거부하면서 "후세인 대통령은 결코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사찰 활동을 벌이던 유엔 무기사찰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 136명 전원은 18일 오전(한국시각 18일 오후)
키프로스행 비행기를 타고 바그다드를 떠났다.
(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