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 ‘응원의 힘’ 보셨죠? 인천 SK와이번스가 올해 프로야구를 제패할 수 있도록 그에 못지 않은 멋진 응원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의 공식 서포터즈인 ‘비룡천하(飛龍天下)’. 인천의 연고구단인 SK를 응원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네티즌을 중심으로 뭉친 이들은 15일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등 야구의 계절이 돌아옴에 따라 선수들 못지 않게 분주하고 설레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비시즌 중에도 계속 모임을 갖고 플래카드를 제작하고 응원아이디어 회의를 갖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온 이들은 지난달에는 구단의 도움으로 문학경기장 내에 조그만 사무실도 마련했다.
“멋진 응원을 위해서는 큰 목소리가 필수죠. 겨울 중에는 회원들과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농구경기장에서 응원연습을 하며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일(31)씨의 말이다.
현재 인터넷 팬 카페(cafe.daum.net/oksk)에 가입된 공식 회원수는 1600여명.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은 ‘야구 없이는 못 사는’ 30여명의 열혈 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3명이상 모일때마다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가 하면, 술집에서도 건배 대신 응원구호를 외친다.
“처음엔 대부분 사람들이 ‘미친놈’ 보듯 했죠. 하지만 그런 것을 쑥쓰러워 하면 비룡천하가 아니죠. 작년부터는 같이 구호를 외쳐주는 등 호응을 해 주는 사람들이 꽤 늘었습니다.”
운영위원인 지상훈(28)씨는 시즌을 맞아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해 서울 홍대 근처의 직장까지 그만두고 문학경기장 주변에서 새 직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지씨는 “그냥 야구가 좋은걸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와이번스의 우승을 위해 뛰는 한편 인천 시민에게 야구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동안 인천은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등 연고구단의 간판이 끊임없이 바뀌는 바람에 팬들의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을 받아왔다.
“원래 인천 시민의 야구에 대한 열정는 다른 어느 도시 못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팀이 계속 바뀌는 바람에 야구팬들이 정을 붙이지 못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었죠. 다행히 와이번스가 인천에 뿌리를 내리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운영위원인 조재갑(28)씨는 “응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인지 요즘에는 40~50대 아저씨들도 서포터즈에 가입해도 되냐고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들은 야구장 문화 개선에도 한 몫을 담당할 예정이다. 입장객들에게 자체 제작한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고 ‘깨끗한 경기장 만들기’에 앞장서는 한편 상대팀에 대한 야유도 일체 안하기로 뜻을 모았다. 응원팀원 이정우(22)씨는 “우리는 서포터즈이기 전에 야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팬”이라며 “단순히 이기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일반팬들과 참여를 유도할 수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중이다.
“어떤 것들이냐고요? 다른 구단 서포터즈에 새나가면 안되는 특급 비밀입니다. 시즌 시작되면 직접 구장에 와서 구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