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진리교주 마쓰모토(일명 아사하라)


피고인 신문이 시작되고 약 3분쯤 지나 수염이 덥수룩한 마쓰모토
지즈오 (松本智津夫·48) 피고가 갑자기 허공에 주먹을 쥐고 뭔가를
던지는 듯한 행동을 2~3번 반복했다. 재판장이 "무슨 의미냐, 말로
하라"고 지시하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듯 침묵을 지켰다. 침묵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약 50분간 계속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마쓰모토 피고는 일명 아사하라 쇼코 (麻原彰晃). 1995년 3월 20일 도쿄
관청가인 가스미가세키역에 독가스 '사린'을 살포, 12명의 사망자와
50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낸 옴진리교(현재는 '아레프'로 개명)의 전
교주다.

사건 발생 8년이 지났지만, 만 7년을 맞는 재판은 이번이 첫 피고인
신문이다. 공판은 거의 250회 가까이 열렸지만 증인 신문 등이 이어지며
정작 마쓰모토 본인에 대한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190명에 달하는
관련범 중 9명에게 사형이 선고되는 등 다른 관련 재판은 거의 1심이
끝난 상황.

초기만 해도 다른 교도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영어까지 동원하며
연설을 늘어놓던 마쓰모토는 1999년 이후에는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도 재판장은 물론, 검찰측과 변호인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신도들에게도 (생각을) 전할 수 없다"고 답변을 재촉했지만
마쓰모토 피고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그동안 관련 재판에서는 사린가스 살포의 동기가 '핵·화학·생물학
무기 중의 하나를 사용한 최종전쟁이 일어나 지구가 멸망할 것'이란
마쓰모토의 예언을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 밝혀졌고, 사린가스
살포범들이 마쓰모토에게 전화를 걸어 '성공했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판은 '미륵보살의 현신'이라 주장하는 마쓰모토 피고에게
점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1심 재판은 빠르면 올해 안에
끝날 예정이다.

다만,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그에 대한 교단 내의 신앙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 아직도 옴 진리교 내에서는 그를 절대적 귀의(歸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 증인으로 나선 간부는 "마이트레야(미륵)
존사(尊師)에게 귀의합니다"라며 마쓰모토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줬다.

(東京=崔洽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