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지사 관사의 개방 문제를 놓고 도와 시민단체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가 도지사 관사 시설 일부를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은 형식적인 조치 대신 관사를 전면 폐지하고 주민들을 위한
공익시설로 활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원종(李元鐘) 충북도는 지난 12일 간부회의에서 "새 정부의 청남대
개방 조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각종 공공시설에 대한 공익적 활용방안을
세워야 한다"며 "도청과 도지사 공관을 개방해 주민들이 공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공관 개방문제와 관련,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시·도와 외국의 사례를 검토하되 영빈관이나 회의장소 제공 등 공적업무
기능을 보강하면서 어린이·청소년 등 도민을 위한 나들이 시설로
개방하라"고 덧붙였다.

도는 이에 따라 공관내 도지사 거주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과 정원
등을 도민들에게 개방키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중이다. 주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관 시설을 회의장소 등으로 제공하고, 정원에 원두막
등을 갖춘 주민 휴식공간을 조성하며 도정사료관 등을 신축해 개방할
방침이다. 현재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정문도 활짝 열어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도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은 냉담하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도내 18개 단체로 구성된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원종 지사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인 지사 관사를 폐지하고 시민 공익시설로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관사를 개방하고
영빈관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관사를 도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관사를 도립미술관이나 보육시설, 직장 탁아소, 저소득층
자녀 보육시설 등 공익적인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관사는 도지사 개인이 사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공무를 수행하는 제2의 집무공간"이라며 "관사 폐지에 따른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완전 폐지는 어렵다"고 밝혔다.

청주시 대성동 청주향교 인근에 자리잡은 충북도지사 공관은 부지면적
2877평, 신관·구관·창고·경비실을 포함한 건물 연면적 198평 규모로
일제시대인 1939년에 처음 지어져 역대 도지사들이 거주 및 귀빈 접견,
집무공간으로 활용해왔다. 야산을 제외하고 실제 활용 가능한 공간은
1400평에 이르며, 연간 유지관리비는 3000여만원에 이른다.

현재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대전·인천·울산 등 3개 광역시가
시장 관사를 폐지했고, 나머지 13개 시·도는 공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