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 본가가 있는 경북 포항을 가끔 왕래한다.
서울이나 인근 도시를 운행하는 노선과는 달리 수도권의 중소 도시와
다른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는 주말이나 연휴를 빼면 승객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운행 버스도 많지 않고, 한 노선에 여러 도시를 경유하는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버스도 포항을 출발해 경주,
오산, 수원, 안산에서 승객을 태우며 인천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고속버스 수준이지만 좌석도 배정되지 않고 입석도 운영한다.
최근 포항에서 버스를 탔지만 경주에서부터 빈 자리가 없었다. 일부
승객은 그냥 돌아갔지만 10여 명은 어쩔 수 없이 승차했다. 일부는
6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어떻게 서서 가느냐고 항의했지만, 버스업체
관계자는 미안하다며 통로에 앉아서 가라고 박스를 갖다 주었다.
말이 시외버스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안전벨트도 없이 서거나
통로에 앉아서 가게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용 인원이 고르지
않은 사정도 이해하지만 대구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른 안전 불감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禹亨曄 26·대학생·경북 포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