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석씨(맨 왼쪽)등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이 11일 오후 경북 상주 문장대앞을 지나 보은으로 향하고 있다.<a href=mailto:jw-lee@chosun.com>/이재우기자 <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아픔을 온 국민에게 알리고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서울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11일 오전 7시 경북 상주 시내에서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실종자 가족
4명이 또다시 국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날 중간
목적지는 충북 보은. 지난 8일 오후 3시30분 사고 현장인 대구
중앙로역을 출발한 이들의 목에는 '대구 지하철 2·18참사, 다시는 이런
일이….' 등 문구가 적혀 있는 피켓이 걸려 있다.

이들은 대구를 출발, 상주·보은·청주·진천·안성·용인·의왕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320㎞를 12일 동안에 주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을 꼬박 걸어야 하는 강행군이다.

최종 목적지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로 정했다. 사고 당시 1080호
전동차에 탔다가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 신상효(40)씨의
동생 신태형 (35·대구 남구 유천동)씨는 "당초 국회의사당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서울대를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며 "다음 세대를 이끌어 나갈 서울대 학생들을 만나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아픔과 교훈을 전달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신명희(여·43)씨의 동생 신진석 (33·대구 동구 지저동)씨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잠시 관심이 쏠렸다가 이내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종자 이순자(여·48)씨의 딸 전은영 (23·대구 달서구 신당동)씨는
이모 이은숙 (31)씨와 함께 도보행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