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챙겨서 창원으로 내려가야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축포, 우승 플래카드 등을 준비했던 LG 응원단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창원에서 근무하는 구단 직원에다 치어리더까지 원주 치악체육관을 찾은 LG는 경기 시작전까지만 해도 우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상대팀인 TG의 홈이기 때문에 한 트럭 가까이 준비해 온 축포 등을 풀지 못한 채 동양-SK 나이츠의 경기 진행상황을 봐가며 설치하기로 TG와 합의까지 했다.

동양전이 중계되지 않는 바람에 전화며 인터넷을 동원해 경기상황을 체크하던 LG는 2쿼터가 끝나고서도 나이츠가 불과 5점차 밖에 뒤지지 않자 트럭 쪽을 바라보며 마지막 희망을 부풀렸다.
그러나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3쿼터서 동양이 점수차를 쫙 벌리자 이내 풀이 죽었고, 우승 기념품은 풀지도 못한 채 그대로 원주를 떠나야 했다.

LG는 정규리그 우승 기념 모자를 만들었다. 해군과 각별한 관계여서 멋진 해군모를 어렵사리 만들어왔는데 모두 폐기처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 모자만 꺼냈더라도 이번 시즌 최고의 히트를 칠 수 있었는데…."

끝말을 잇지 못한 LG 선수단들은 경기에 이기고도 한참 동안 체육관을 나서지 못한 채 맴돌았다.

< 스포츠조선 원주=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