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아파트 창문 앞과 연립주택 지붕 위로 고가(高架)도로가 지나간다니 말이 됩니까?"
4일 오전 42번 국도가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과 인계동을 가르는 우만사거리. 신성아파트 앞 도로엔 왕복 6차선 중 4차선을 막고 임시 설치된 공사 현장사무소 컨테이너 박스가 놓여 있었고, 포크레인 등 중장비와 각종 철제 빔 등 건축자재가 쌓여 있었다. 수원시는 이곳 왕복 6차선 도로 위에 길이 약 700m, 너비 17m의 '우만고가차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향후 교통량 증가를 예상할 때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수원시 계획에 주민들은 "주거 밀집지역에 환경·소음피해가 발생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 인근 주민 반발
김인호(金仁鎬·53·유치원 원장) 주민대책위원장은 “이 곳은 인계 선경아파트(1000여 가구), 신성아파트(272가구), 현대아파트(404가구) 등 아파트와 연립·일반주택 등이 밀집된 주거지역”이라며 “사람이 잠자는 머리맡에 고가차도를 세우겠다는 시의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고 높이 9m의 고가차도가 생기면 선경아파트와 신성아파트는 5층 높이까지 방음벽으로 가려진 채 여기서 발생하는 소음과 자동차 매연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 그나마 인근 연립주택은 지붕 위로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고가도로 직전 청소년문화센터와 직후 효성초등학교 앞에 보행자 안전을 위해 없앨 수 없는 신호등이 있어 직진(直進) 차량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추진경과·수의계약 의혹
수원시는 작년 2월 39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길이 약 2.4㎞, 너비 35~50m의 ‘동수원 IC~호텔 캐슬’간 도로 개설공사를 시작해 월드컵 개막 직전인 작년 5월 개통했다. 시는 이어 내년 4월 완공 예정으로 고가차도 공사를 지난달 17일부터 착공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진행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고가차도 공사는 1997년부터 도로 개설과 함께 계획됐으나 월드컵 당시 수원경기장으로 진입하는 주도로의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해 착공만 뒤로 미뤘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근 도로 4곳에 고가·지하차도 등 입체화 공사계획이 진행 중”이라며 “1번 국도와 함께 동수원 IC를 통해 신갈~안산간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이 도로는 장기적 교통량 조절을 위한 고가차도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도로 건설 당시 S물산이 수주한 것은 도로와 고가 기초공사였다”며 “설계 변경을 이유로 공개 입찰없이 공사를 맡긴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도로 공사 당시엔 월드컵 개막에 공기(工期)를 맞추기 위해 고가차도 공사를 제외했던 것이며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 이후 전망
수원시는 공사 중단이나 방향 선회 등 계획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 또 우만고가차도는 관련법 시행령의 기준에 못 미치는 소규모 공사이므로 환경·교통영향평가도 실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가 착공일로 잡았던 지난 17일 시청과 도청 민원실에 공사 중단 진정을 접수한 주민대책위는 “주민 모금을 통해 비용이 마련되는 대로 내주 초 직접 영향평가 등 사업 타당성 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와 주민은 4일 양측이 추천한 교통전문가 각 3인이 참석한 토론회를 열고 이날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