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와 관련,업무상 중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대구지하철공사 직원 4명이 25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중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를 수사 중인 대구중부경찰서는 25일 대구지하철공사 감사부 간부 2명이 사고 당시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렬씨와 운전사령실 근무자 간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녹취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조두원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은 “당초 경찰 추정시각인 18일 오전 10시2분보다 더 늦은 10시8분에도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씨가 지하 3층 승강장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만일 기관사 최씨가 10시8분까지 지하에 있었다면 대구지하철공사 운전사령실은 유·무선 교신을 통해 승객의 안전보다 기관사의 대피를 종용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경찰은 “공사 간부들이 사고 당일 오전 10시8분과 11분에 각각 이뤄진 무선 교신내용이 ‘민감하다’고 판단해 녹취록에서 고의로 누락시키도록 지시했다”며 “감사부 간부 2명과 운전사령실 직원 손모씨 등 관련자를 불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녹음테이프 원본(原本)과 복사본에 운전사령실 근무자의 대화내용만 있을 뿐 기관사 최씨의 발언내용이 수록되지 않은 데 대해 공사측이 이를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대구시는 이날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물어 지하철공사 윤진태 사장을 해임 조치했다.

또 참사 다음날인 19일 중앙로역 전동차 1080호 승강장 일대에서 수거해 안심차량기지로 옮겨놓은 유류품 가운데에는 좌·우측 발 각 1점, 우측 손 1점, 치과 보철장치 1점, 머리카락 뭉치 7점 등 14점이 발견됐다. 이에 유가족들은 “당국이 유가족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이 같은 결과가 나왔겠느냐”며 울부짖었다.

국과수는 “월배차량기지에서 진행 중인 1080호 전동차 발굴작업에서 25일까지 모두 128구의 시신이 수습됐다”며 “최종적으로 1080호에서만 140~170구의 시신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 지하철사고 사망자 수는 190~220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원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집단사망자관리단장은 지난 23일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 3층 승강장에서 찾아낸 뼛조각 20여개가 “사람의 몸에서 나왔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인류학적 검사(외관)·방사선학적 검사(X레이)를 통해 이 같은 잠정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 뼈는 동물의 것이라고 하기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서울의 국과수로 보내 이화학적(理化學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지하철 사고가 발생한 중앙로역 주변 지상 도로에 대해 복구될 때까지 모든 차량 통행을 제한키로 했다. 경찰은 “불이 난 중앙로역 지하 3층 천장 슬래브에 금이 가는 등 보강작업이 필요하다는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로역 부근을 통과하는 19개 시내버스는 우회해야 한다.

(大邱=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