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高建) 총리 후보에 대한 인준 문제는 21일 이틀간의 인사청문회가
끝나면서 25일 국회 표결로 넘어갔다.

청문회 후 한나라당 위원들의 총평은 '새로 밝혀낸 비리나 문제가
없는데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청문회가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해
여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대체로 고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자존심이 강한데도 저자세로 의원들의 기분은 맞추었으나, 기술적으로
빠져 나가는 버릇이 있다"(오세훈), "보신주의자란 인상을 지울 수
없고, 몽돌 같은 개혁 대통령을 붙잡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한데 그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원희룡), "예스맨
같은 자세"(임인배)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문회를 통해 한나라당 위원들은 이미 제기됐던 고 후보 부자의
병역문제 외에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다른 이슈를 끌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인준 통과 여부는 여야의 정국운영 구도와 맞물려 돌아가게
됐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21일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25일 특검법을
먼저 처리한 후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특검법과 인준투표
연계'란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검법만 관철되면 총리 임명동의안은
신축 대응할 수 있다는 자세다. 민주당은 그러나 "관례상 본회의 안건은
인사안이 가장 먼저"라며 총리 임명동의안부터 표결하자는 주장이다.
특검제법안부터 처리했다가 자칫 특검제법안도 통과시켜주고 동의안도
부결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는 총리 임명동의안과 특검법 통과를 두고 야당과
협상할 수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날 민주당 이상수 총장과 한나라당
김영일 총장의 만남에서는 이 문제의 해법이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투표일까지 남은 사흘 동안 접점이 찾아질지 관심이다. 여야 합의가
안되고, 표결까지 갈 경우 신·구주류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올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