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 지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터키가
더 큰 대가를 요구하며 자국 내 미군배치 허가를 지연시키고 있어 미국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

미국은 터키가 미군 배치를 허용하는 대가로 대규모 경제지원을 하기로
이미 약속했다. 그러나 터키는 1992년 걸프전쟁 당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며 그 같은 피해를 다시 입지 않도록 더 확실한 대가를
얻겠다는 입장이다.

레셉 타입 에르도간(Erdogan) 터키 총리는 19일 "백악관이 제시한
'최종안'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의회가 약 4만명의 미군을
터키·이라크 접경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표결을 금주 내에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라티프 세네르
터키 부총리도 이날 "합의의 토대가 아직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터키는 미국이 이라크 북부를 공격하기 위한
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지역으로, 미국은 약 260억달러의 경제지원을
약속하며 터키 내 미군배치 허용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터키는
320억달러의 원조, 이라크 북부에 터키군 주둔 허용, 이라크의 키르쿠크
유전에 대한 이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이미 다른 대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버티기 작전'에 나선 터키가 "동맹의 이름으로 부당한
요구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나토 방위계획위원회(DPC)는 지난 16일 터키에 대한 군사지원 합의에
이어 19일 이라크전 발발시 터키 영공 방위를 위해
공중조기경보기(AWACS)를 터키에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
공중조기경보기가 곧 터키 영공에서 감시 비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나토의 한 관계자는 AWACS 배치 및 배치 항공기 수 등을 제임슨 존스
신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AWACS가 방위
목적으로만 이용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군은 아주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만 대답했다.

(워싱턴=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