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9부는 17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이 자기 소유의 워커힐호텔 지분을 적정가보다 높게 SK그룹 계열사에 팔아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늘린 혐의를 포착, 최 회장 등 SK그룹 관계자 17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선임된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에 대해선 출금여부를 추후 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유승렬(劉承烈)·김창근(金昌根) 전·현직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과 최 회장의 증권계좌를 관리했던 SK증권 직원 등을 소환, 문제의 주식거래가 최 회장의 지시하에 이뤄졌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조만간 최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작년 3월 말 자기 소유의 워커힐호텔 주식 385만주를 주당 4만495원인 1560억원에 SK글로벌과 SK C&C에 매각한 뒤 그 돈으로 주력 계열사인 SK㈜의 지분 5.1%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비상장회사인 워커힐호텔의 수익가치 주가가 주당 1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짙다”면서 최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그림을 미리 그리고 하는 수사”라며 “다른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도 대강 파악했으나 현재로서는 SK만 수사대상”이라고 밝혀 다른 대기업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검찰은 이날 SK구조조정추진본부와 SK증권 등 계열사 3곳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 회계·자금운용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했다.
검찰은 또 지난 1월 참여연대가 “1999년 최 회장 등이 JP모건과의 이면거래를 맺고 SK글로벌과 해외 자회사를 통해 옵션 이행금 1078억원을 지급,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며 최 회장, 손 회장, 유승렬씨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도 SK증권, 워커힐 등 5개 SK그룹 계열사와 해외 법인 간의 부당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마치고 제재 범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17일 “작년 10월 SK증권과 JP모건이 맺은 이면계약에 따라 진행된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사실 확인을 끝냈다”며 “부당내부거래에 해당하는 금액이 얼마인지와 해외 법인도 해당되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