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18 →2m20→2m23→?

얼마나 더 클까?

농구 선수 하승진(18·삼일상고 2학년)이 한국 스포츠의 최장신 기록을
계속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 11월 전국체전에 출전했을 때 하승진의
공식 신장은 2m18. 씨름판의 '골리앗' 최홍만(LG)과 같은 키다.
하승진은 불과 4개월 뒤인 2월 현재 5㎝가 더 자란 2m23으로 한국 최장신
스포츠 선수가 됐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자랄지는 예측불허.

하승진의 아버지인 전 농구대표 하동기(2m4)씨와 일본에서 농구를 하고
있는 누나 하은주(2m2)도 2m가 넘는다.

하승진은 최근 미국의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SFX사 관계자들로부터
신체조건과 기본기, 스피드를 테스트받고 NBA(미국프로농구)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훌쩍 키가 큰 한국 스포츠

하승진만 큰 게 아니다. 씨름판에선 최홍만(2m18)과 김영현(2m17)이
치열한 신·구 '골리앗 대결'을 벌이고 있고, 프로농구에서
서장훈(2m7)과 김주성(2m5) 등 신장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고공 스파이크와 블로킹으로 대변되는 배구에서도 2m대
선수들의 네트를 사이에 둔 높이 전쟁이 한창이다.

이렇게 한국 스포츠의 키가 2m를 훌쩍 넘은 것은 1980년대 이후.

1950년대 씨름계에 등장했던 김용주(2m14)와 1960년대 농구선수
고석윤(2m6),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2m4)가 있었지만 1980년대부터 '걸리버 선수'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농구에서 중앙대 시대를 열었던 한기범(2m7)과 '인간
기중기'라 불렸던 씨름의 이봉걸(2m5)은 10년 넘게 현역으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소장은 "198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영양 섭취와 체계적인 훈련이 도입되면서 장신 선수들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진 소장은 "장신의 경우 스포츠 선수의 기본 자질인
평형감각과 순발력, 협응력(combination)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보완하는 훈련 프로그램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구와 씨름도 ‘걸리버 종목’

장신 선수라고 하면 농구가 떠오르지만 2m 이상 선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배구다. 농구는 키 큰 센터와 빠른 포인트 가드 등 포지션별 안배가
중요한 데 비해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하는 배구에선 수비 전문인
리베로를 제외하고는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기술은 연마할 수 있어도 신장은 가르칠 수 없다"는 말로 배구에서
신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배구는 두드러지게 큰 선수는 없지만
삼성화재의 센터 박재한(2m7)을 비롯해 2m 안팎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있다.

현재 시즌 중인 프로농구에서 2m를 넘는 국내선수는 7명이지만 배구
슈퍼리그에는 17명이 있다. 프로씨름에 2m 장신 선수가 3명이나 되는
것도 특이하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키가 큰 선수가 샅바를 움켜쥔 채 위에서 누르면
작은 선수는 보자기에 쌓인 것처럼 기술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만기 교수는 "순발력과 무게 중심 이동능력이 비슷하다면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독일 굼머스바흐에서 활약하고 있는 핸드볼의 윤경신(2m3)은
장신선수로는 드물게 스피드와 지구력까지 갖춰 2002년 세계 최고의
핸드볼 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선수는?

북한의 리명훈(2m35)이 현역 최장신 선수다. 리명훈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남북대결을 벌일 때 키에서만큼은 서장훈(2m7)을
왜소하게 만들었다.

리명훈은 발 뒤꿈치만 들어도 덩크슛이 가능해 '까치발 덩크슛'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었지만 체력이 달려 NBA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장신 선수들의 무대는 역시 NBA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숀
브래들리(2m29)가 NBA 최장신으로 그 뒤를 중국출신의
야오밍(2m26·휴스턴 로키츠)과 아비다스 사보니스(2m21·포틀랜드),
지드루나스 일가우카스(2m21·클리블랜드)가 받치고 있다. NBA에선
운동화를 신고 키를 측정하기 때문에 실제 키보다 2㎝가량 작다.

프로야구에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2m7)이 장신에서
뿜어나오는 강속구로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축구에서도 체코
국가대표 얀 콜러(2m2)가 위협적인 문전플레이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