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72) 전 소련 대통령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한이
통일을 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제시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노무현(盧武鉉) 당선자 특사로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과 자신이 운영 중인 '고르바초프 재단'
사무실에서 회담한 직후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의 일문 일답.

-- 북한 핵문제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은?

"핵 문제에 대해 한국이 주체가 돼 나설 필요가 있다. 미국처럼 강경
일변도의 정책은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정치적 분야와 인도적 분야를
분리, 접근해야 한다. 심지어 핵문제와 같이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두 분야를 구별해 대북 정책을 해야 한다."

--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다자 간 대화를 통해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보는가?

"남북한 대화가 가정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워낙 첨예한
문제인 만큼 양측의 대화를 시작으로 미국, 러시아 등 다자 간 채널로
확대, 대화하는 게 순리일 것 같다."

-- 미국의 대북 정책은?

“현재처럼 지나친 강경책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조순형 특사와 나눈 대화의 핵심 의제는 무엇이었나?

"조 특사로부터 노 당선자의 정치 철학과 한·러 관계 발전 지속에 대한
구상을 들었다. 개인적인 조언을 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경제적인
협력관계 외에 정치 분야 협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정치 분야도 경제만큼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본다."

-- 북핵 문제에 대해 당장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정치적 조언이다. 경험에서 나오는 정치 문제 해결 방안들은 제시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한국측에 지속적인 정치 자문을 해줄 수 있다."

-- 북핵 문제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 문제 해결에 있어 충고할 게 있다면?

"한국은 남북통일을 염두에 둔 정책으로 나가야 한다. 미국도 한반도
통일이라는 장기적 안목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한반도 통일은 언제쯤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내 나이 일흔둘인데 아마도 내
생애에는 통일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 1991년 대통령 권좌에서 물러난 뒤 다음해
정치·사회·경제 문제를 연구하는 '고르바초프 재단'을 설립,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모스크바=鄭昺善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