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14일 대북송금문제 해명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발표내용이 미흡해 특검제 등을 통한 투명한 진상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지난 수개월간 논란이 돼온 대북송금의 쟁점들에 대해 대통령이 비교적 체계적인 답변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를 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대통령과 정부가 밝힌 송금의 성격과 과정은 국민을 설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일방적 해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며 특검제 등 사법적 수단 선택 여부에 대한 판단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도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하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실정법 위반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적 합의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000억원 대북지원 의혹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바른사회시민회의 김석준(金錫俊·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대표는 “발표내용이 많이 미흡하다”며 “그 동안 의혹이 제기된 내용의 대부분이 해명되지 못한 점을 볼 때 앞으로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백광우(白光宇) 사무총장도 “대통령 담화는 핵심을 다 벗어난 발표이며 궁극적으로는 진상을 다시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대북 포용정책이 국민의 지지 속에 추진되고 있는데도 현대의 대북 송금의 대가성에 대한 의혹이 일어난 것은 실정법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국민적인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투명한 진상조사가 필요하지만, 이번 사건을 빌미로 대북지원을 중지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대그룹이 북한에 거액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편의를 제공했는지,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있는지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며 “실정법 위반 행위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대북 송금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노력은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국회가 이 문제의 정치적 성격에 비춰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