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인 한국 스키점프를 이끌며 2003년 타르비시오 동계(冬季)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던
최돈국(41) 스키점프 대표팀 코치가 지난 11일 열린 2003년 스키인의 밤
행사에서 처음으로 '우수코치상'을 받았다.

최 코치는 지난 90년 한국 스키점프 탄생 때부터 코치 활동을 계속 해 온
'1호 지도자'.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 스키의 위상을 높인 공로'
덕분에 '외길 인생 14년'만에 처음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정말 우리 대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습니다. 체중 조절 때문에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어가면서 고된 훈련을 참아낸 선수들이 대견합니다."

최 코치는 원래 알파인 스키가 '주전공'이었다. 그가 점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0년. 무주리조트에 스키점프대가 생기면서 키가
작은(1m62) 그에게 "점프 지도자로 변신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린 최 코치는
체코 출신 지도자에게 한 달을 배우고 직접 점프를 해가면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93년에는 점프 착지 후 펜스에 부딪혀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는
바람에 6개월간 누워 있어야 했다. 지금도 가파른 계단은 제대로 못 오를
정도로 심한 중상이었다. 그러나 스키점프가 비인기 종목이었던 탓으로
훈련지원비가 넉넉하지 않아 최 코치는 자신의 아파트 전세금까지 빼서
훈련비로 조달하기도 했다.

이야기가 스키점프 저변 문제로 바뀌자 최 코치는 담배를 꺼내물고 길게
연기를 내뿜었다. "스키점프를 하는 선수가 없어 큰 고민입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7명의 등록선수 중 1명이 곧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앞으로
'달랑' 6명으로 한국 스키점프를 받쳐 나가야 할 형편입니다." 최
코치는 "스키점프라는 게 우리나라 동계(冬季)체전에도 없는 종목이니
어쩌겠느냐"며 혀를 찼다. 체전에 없는 까닭에 지원금도 나오지 않고,
진학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까닭에 학생들이 스키점프를 외면한다는
얘기였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우리나라가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스키점프에서 또 한번 기적을 바라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죽기살기로
해보는 거죠." 최 코치는 "앞으로 장기적인 투자와 선수육성으로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면서 다시 한
번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