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의 완벽한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과 재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의사인 서동원(徐東源·41)씨는 전문의 자격증이 2개다. 96년에 이미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고, 지난 7일에는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
시험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남들은 한 번도 힘들다는 레지던트 4년
과정을 따로따로 두 번 밟은 것이다. 의사들이 간혹 성형외과를 하기
위해 레지던트를 다시 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런 조합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정형외과가 로봇을 만드는 일이라면 재활의학과는 로봇이 잘
작동되도록 하는 일을 한다"며 "근육과 골격에 대한 내과적 치료와
외과 수술법을 모두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재활의학과 전문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96년 고대안산병원에서
재활의학과 과장을 지냈고, 97년부터는 2년간 미국 보스턴 하버드의대
부속 재활병원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이 기간에 그는 운동 부상 등을
치료하는 '스포츠 메디신'을 공부했으며, 미 스포츠의학회가 주관하는
팀닥터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재활치료를 아무리 잘 해도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을 망쳐 놓으면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습니다. 이럴 바에는 아예 내가 메스를
잡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이후 그는 미국 생활을 접고 모교인 고려대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입문
시험을 쳤다. 그의 나의 37세 때였다. 취지를 이해한 교수들은 그를
환영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뭐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뒤늦은 나이에 수련과정이 육체노동에 가까운 외과를,
그것도 위·아래 위계질서가 군대만큼이나 빡빡한 곳에서 10년 후배들과
어떻게 레지던트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집에도 못 가고 100일 동안 당직을 설 때는 매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나이 들어 활동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전문의 2개를 딴 소감을 묻자 그는 "숲을 헤매다가 봉우리에 올라가
보니, 더 높은 봉우리가 많다는 걸 안 느낌"이라며 "근육과 골격에
대한 의학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현대의학은 치료 방법에
따라 진료 과(科)를 세세히 분류해 놔서 '환자가 맨 처음에 어느 과에
가느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등 의사 중심의 치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형수술과 재활치료를 통합적으로 시행하는 환자 중심의
새로운 치료 모델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