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피니언면 '노부모에 좀더 살갑게'라는 글을 읽고, 너무
부끄러웠다. 아니, 죄스러웠다.
오로지 당신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어려운 시절을 보내시고, 삶이
고생으로 점철된 어른들께 과연 무엇을 해드렸던가. 나 또한 40대 중반을
지나오면서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저며 안타까워 하며 술로 세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한동안 직업 없이 방황할 때에도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생활비를 보내 주시던 아버님. 한 달 용돈 몇 푼 보내드리면 도리를 다한
줄 알고, 가끔 문안전화만 드리면 되는 줄 알고, 그렇게 무심히
지내왔다.
지난 설날에는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이제나 저제나 자식 오기만을
기다리셨다는 부모님. 더 깊어진 주름 사이로 세월이 너무나 무정하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든을 바라보시는 아버님의 건강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마음이 아팠다.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구실로 찾아뵙지 않았었는데, 투고하신
분의 글을 읽고 착잡한 심정에 종일 멍하니 일손을 놓고, 창 밖만
주시했었다.
뒤늦게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과연 나는 자식으로서의 할 일을
다했을까. 오직 자식만을 위해 살아오신 두 분을 위해 어떻게 보답할까.
아니 보답이라기보다 속이나 썩인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아 가슴이 저민다.
날이 갈수록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고 걱정들이 많다. 이혼이 급증하는
데다 결손 아동, 가출 청소년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가정의 평화는
효에서부터 시작한다. 부모님을 제대로 공경하고 모시는 집안은 가정
자체가 항상 건강한 것 같다.
현대인은 너 나 할 것 없이 너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부모를 모시고
살지 않는 경우라면 1주일에 한번 혹은 열흘에 한번 식으로 부모님을 꼭
찾아가서 뵙자. 자식이 번거로울까봐 보고 싶어도 내색을 하지 않고 있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을까.
지금 이 순간부터는 잘하자고, 무심코 지나가는 이웃 어른들께도 목례를
아끼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孫珠植/회사원·경남 마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