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내에 미국의 워싱턴DC나 뉴욕이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생화학 테러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미국 정부가 지난주 테러경계령을 두 번째로 높은 ‘코드 오렌지’로 격상한 데 이어 11일 알 카에다의 후속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자 워싱턴과 뉴욕 등 주요 테러 공격대상으로 지목된 지역 주민들은 다시 한번 9·11 테러의 악몽에 사로잡혔다.

조지 테닛(Tenet)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로버트 뮬러(Mueller)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 합동증언에서 이르면 이번주 안에 알 카에다가 미국의 대형 상가나 대학 등 보안경비가 허술한 인구밀집 장소를 택해 방사능물질이 든 ‘더러운 폭탄(dirty bomb)’이나 생화학무기를 이용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테닛 국장은 “이번 정보는 지금까지 나왔던 것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시기와 방법에 관한 정보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전 테러경보 발동시에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되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하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기와 대상지역, 테러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국민 행동요령까지 발표하자 테러위협은 전례없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CNN을 비롯한 각 방송사들은 이날 국토안보부가 10일 발표한 테러 대비 국민 행동요령과 준비물 목록을 “받아적으라”는 당부와 함께 방영했다. 국토안보부는 테러가 발생할 경우, 전기·물 공급이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국토안보부는 최소한 3일간 버틸 수 있는 식량과 식수를 준비하고 테이프와 비닐종이·가위를 마련해 생화학 테러 발생시 문과 창문틈을 막을 수 있게 대비하고 담요·손전등·라디오·건전지·구급약품 등을 마련해 가정과 직장, 자동차에 각각 비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외에도 가족들이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각 가정 내에 마련하고, 가족들이 흩어질 경우를 고려해 제3의 약속장소를 정해두라고 당부했다.

워싱턴 인근지역 주민들은 작년에도 추가 테러 경고가 수차례 발동됐으나 무사히 지나갔던 전례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만약을 대비한 비상용품 구매에 나섰다. 메릴랜드주의 베데스타 지역의 한 주택수리용품점에서는 이미 이날 오전에 창문에 붙이는 비닐종이가 동났고, 각 상점에서는 구급약품세트와 손전등·생수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 버지니아주의 주택수리용품 판매업체인 ‘홈 디포’는 비닐종이 두루마리와 건전지·생수 등을 쌓아놓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워싱턴=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