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몰래 카메라가 전국을 휩쓸고 있어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관영 신화통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北京), 항저우(杭州),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몰래 카메라는 이미 당국의 통제권을 벗어났다. 전국의 의류상가 탈의실,
호텔 객실, 수영장 탈의실, 나이트클럽 화장실 등 모든 은밀한 장소에
몰래 카메라가 설치돼 일반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일반 전자상가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거래되는 이들 카메라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판촉활동이 벌어진다. 인터넷에서
'바늘구멍'이나 '카메라'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수천건의 관련
글들이 등장, 누구라도 쉽게 구입처를 찾아낼 수 있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제조 기술도 고도로 발달, 고성능 카메라는 렌즈 직경이 1㎜에
불과하지만 10m 내 피사체를 모두 촬영할 수 있다. 일부 카메라는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TV보다 더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올해 초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는 여자 목욕탕에 몰래 카메라가
설치된 것이 발견됐으며, 타이저우(泰州)에서도 '지하조직부장'이라는
사건명이 붙은 몰래 카메라 범죄가 발생했다. 항저우에서는 지난해 12월
몰래 카메라 등 스파이 장비를 불법 판매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함으로써 첫 형사처벌 선례를 세웠다. 저장성 안전당국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성(省) 내 스파이 기자재를 불법 판매하는 수백건의 범죄를
적발했다.
몰래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은 촬영자가 개인적으로 즐기는 수준을 넘어
사진이 찍힌 사람에게 돈을 뜯어내는 각종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법은 개인의 명예권 보호만 규정하고 있을 뿐 사생활 보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실정. 이 때문에 촬영자가 촬영 내용을 공개하지만
않으면 피해자는 법적으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몰래 카메라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자 광둥(廣東)성 등 일부 지방에서는
최근 사생활 보호법을 새로 제정하는 등 비상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
항저우 싱윈법률사무소의 왕취안밍(王全明) 변호사는 "감시 장비의
불법 사용이 더욱 확산되면 국민들의 사생활 침해와 정신적 피해를 넘어
일반 대중들을 공황 상태에 빠뜨릴 것"이라며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다.
(北京= 여시동특파원 sdy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