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종범이 하와이 전훈캠프서 어깨 강화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후배 여러분∼ 올해는 좀 더 분발하세요."

기아 이종범(33)의 바통을 이어받을 선수는 누구인가.

최근 몇 년간 기아에선 유망주들이 입단할 때마다 '제2의 이종범'이란 칭호가 여러 번 사용됐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얘기가 쑥 들어가곤 했다.

하와이 전훈캠프를 땀으로 적시고 있는 이종범에게 물어봤다. '포스트 이종범 시대를 이끌어갈 타이거즈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이종범은 "아직 내 뒤를 이을 후배를 찾지 못 했다"고 답했다.

기아에 실력 있는 타자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종범은 "젊은 선수들을 보면 힘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기아에 자신 보다 나은 타자가 없어서도 아니다. 이종범은 "소질은 무궁무진한데 의욕이 부족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불만의 이유는 명확하다. 이종범은 4년 가까운 일본 생활을 접고 지난 2001년 9월 국내에 복귀했다. 90년대 해태 전성기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이종범으로선 당시 선수들 사이에 당연시됐던 투지와 의욕이 지금의 기아에서는 많이 사라졌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

"내가 너무 욕심이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10년 안팎의 어린 후배들을 대할 때마다 이종범은 향후 기아의 리더가 되기 위해선 정신자세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직접 후계자를 키우려고 노력중이다. "좋은 후배들을 보면 직접 데려다가 이것저것 시키기도 하고 가르친다. 하지만 정신자세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며 아쉬워 했다.

이종범은 "앞으로 5년 이상 그라운드에서 현역으로 뛰고 싶다"고 했다. 팀의 리더로서, 남은 현역 생활의 가장 큰 목표는 팀을 우승시키는 것과 자신의 후계자를 키워놓는 일이다.

< 스포츠조선 김남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