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노무현(盧武鉉) 차기
대통령의 안보개념을 비판한 것으로 외신에 보도된 소속 연구원에 대해
이례적인 중징계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연구원은 최근 징계위를 열어 핵 전문가인 김태우(金泰宇·53)
연구위원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연구원측은 "김
박사가 지난달 사전 승인이나 사후보고 없이 미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와
약 20차례 전화통화를 하며 취재에 응해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방연구원은 보안상의 이유 등으로 소속 연구원이 언론 취재에
응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 등 경징계가 아닌 중징계로 처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는 김 위원이 워싱턴 포스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노 당선자와 측근들은 안보개념(security
concept)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월 9일자
'반미감정 깊어지는 남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 당선자는 군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한미군 감축에 대비한 계획을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한국 언론에선 노 당선자가 주한미군
감축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을 자주 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워싱턴 포스트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징계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김 위원의 규정위반이 여러 차례
누적됐기 때문에 중징계를 한 것이며, 징계결정 과정에서 국방부 등
외부로부터의 지시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제정치학자인 김 위원은 국방연구원에 근무하면서 90년대 초 핵
주권론(主權論)을 전파, 주목을 받았으며 퇴직한 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자민련으로 출마했으나 낙선, 지난해 연구원에 복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