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5일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사건 처리와 관련,
"평화를 위해서나 미래를 위해서, 또 현실적으로 반국가단체와 접촉하는
일이라는 점을 감안해서도 모든 것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국익에도 또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외교·
안보분야장관회의에서 "이번 일이 불거졌을 때 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나, 남한의 기업이 이미 확보한 권리를 위해서나 현실적으로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상대하는 초법적인 범위의 일이라는 것을 감안해
우리의 법을 갖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동·서독의 예를 보다시피 공산권과의 거래에 있어서는
공개 못할 일이 많고, 지금 우리는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접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공개하지 못할 일이 많이 있다"고, 비밀스런
내용이 있음을 시인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동독은 서독에 통일과정에서 500억달러가 넘는 돈을
주었고, 돈이 갈수록 개방하고 변화했다"면서, "북한에 투자해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특검으로 간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며, 현대보고 죽으라는 얘기"라면서 "(특검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과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특검에 의한 수사에 정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현대는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을 다 갚았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현대가 대신 돈을 내고, 그걸 자기들이 갚을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전후 사정을 밝히는 것도 해결방법의 하나”라고 했고,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 내정자는 “청와대가 성심 성의껏 한나라당과 물밑대화도 하고 이해도 구하고 애국심에도 호소하는 등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 대행은 “김 대통령이 아직도 국민의 분노를 잘 모르는 것 같아 한마디로 실망스럽다”며 “지금이라도 김 대통령은 진실고백과 대국민 사과를 하고, 특검제 도입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