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단 말은 하기 어려워 ’등 명곡으로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밴드 시카고.올해 결성 36년된 관록의 그룹이지만 서울 공연은 처음이다.<br><a href=mailto:jpkim@chosun.com>/김진평기자 <

'미안하단 말은 하기 어려워(Hard To Say I'm Sorry)', '그대가 날
떠나면(If You Leave Me Now)' 등 1970~80년대 감미로운 팝 음악으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미국 밴드 시카고가 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내한무대를 가졌다.

오는 15일 결성 36주년을 맞는 시카고는 멤버 상당수가 60세 전후인
관록의 그룹. 이들이 공연을 앞둔 3일 인터뷰에 응했다. 멤버 8명 중 리
로크네인(57), 로버트 램(59), 제임스 팬코(56), 월터 패러자이더(58) 등
4명만이 오리지널 멤버. 빌 챔플린, 제이슨 쉐프, 키스 하울랜드, 트리스
임보든 등은 중간에 합류해 7년에서 21년까지 경력을 쌓았다.

-- 1967년에 결성해 올해로 36년째다. 오랜 세월 밴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

"우리는 음악을 즐겨왔을 뿐이다. 어려서부터 함께 밴드를 해온 우리는
몸과 함께 음악도 키워왔다. 새로운 음악이 등장하면 늘 배우려 해왔다.
좋은 기획사를 만난 것도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 시카고의 전성기는 70~80년대였다.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솔직히 그때는 젊은이들이 술과 마약에 쉽게 손을 대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서 음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다만
팬들은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작년 미국 공연여행을 하면서 보니 우리
팬이 10대에서 60대까지 있었다."

-- 나이 드는 것과 음악에 상관관계가 있나?

"나이가 얼마나 됐느냐는 음악과 큰 상관이 없다. 다만 나이 들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져 음악에도 도움을 준다. 요즘 기획사들이 하는
꼴을 보라. 어린애(Kid)를 데려다가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하면 그 아이는
바보처럼 사인하고, 음반 석 장 낸 뒤 바로 차버린다. 그런 음악시장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음악을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 한국에서는 시카고가 ‘팝 발라드’ 곡들로 유명한데.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와 일할 때는 '팝 발라드 시기'였다.
그러나 우리 음악을 들어보면 '록밴드 시기'도 있었고, '재즈밴드
시기'도 있었다. 우리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다. 시카고의 음악을 할
뿐이다."

-- 히트곡들을 불렀던 피터 세트라가 탈퇴했다. 한국 팬들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할 텐데.

"피터가 없는 대신 우리에겐 메인 보컬 제이슨 쉐프가 있다. 팬들은
피터가 있던 시절과 지금의 차이점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북한 핵개발 같은 뉴스 때문에 한국행이 약간 겁나기도 했었다"는
이들은 서울의 첫인상을 "상상보다 훨씬 거대하고 현대적인 도시"라며
"다음에 오게 되면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나라"라고 말했다. 이들은
5일 미국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