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의원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함께 1주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2일 귀국한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3일 기자들과 만나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심각한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데 우리 정부의 인식은 매우 안이하고 아전인수격”이라고 비판했다.

함 의원은 특히 “최근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방미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한국민이 원하면 미군을 철수하게 될 것이고, 이 경우 많은 미국인들이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는데도 정부가 심각하게 대처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고위 관리들이 그간 한국측에 몇 갈래의 외교경로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거론했다는 외교가의 얘기를 여당 의원이 처음 공식 확인한 셈이다.

임 수석은 그러나 “그런 얘기를 들은 기억도 안 나고, 한국에서의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 요구도 주한미군의 주둔을 전제로 한 얘기라고 설명하자 럼즈펠드 장관이 ‘미국은 전혀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얘기했다”며 부인했다.

함 의원은 “임 수석이 아무래도 화해·협력 등 외교적 수사만 전달하고 미국 정부의 진의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방미 결과 보고서를 작성,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에게 전하고 조만간 국회 정보위를 소집, 국정원장을 상대로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함 의원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북핵 문제, 반미감정,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해 우리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 충격받았다”며 “미국은 촛불시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시위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 의원은 “미국의 지도층은 한국 정부가 말로는 한·미 동맹관계를 강조하지만 돌아서서는 북한에 경협을 제공하는 등 실제로는 다르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협박집단으로 인식하고 그들과는 결코 협상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햇볕정책만이 국익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여기고 이것에만 집착하는 외교 안보 담당자들의 자세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함 의원은 지난달 26일 미국을 방문, 미 상·하원 의원 20여명과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 등 행정부 관리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