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와 북한, 현대의 '주고받기식' 최근 움직임이 4000억원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눈길을 끈다. 뭔가 '사전 정보교환'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마저 주는 흐름들이다.
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은 이 사건을 감사해온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줄곧 무시해왔다. 그러던 현대상선은 1월20일까지
세번에 걸쳐 거부하던 자료를 곧 제출하겠다고 했다.
1월24일 남·북한은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가
대통령특사로 방북(1월27~29일)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핵 관련
대화'가 공식적인 방북 이유였으나 임 특보는 정작 북한의 최종
정책결정권자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임 특보의 방북 '목적'이 핵문제 이외에 '4000억원 의혹문제'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임 특보의 방북 기간인 지난달 28일
현대상선은 감사원에 2240억원을 '대북 관련' 사업에 썼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출했다. 물론 보안속에서 이뤄진 일이었다.
임 특보가 귀환한 그날(29일), 대북지원 의혹은 다시 불거졌다. 한
인터넷 매체가 보도했다. 여권 핵심부는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사실'이라고 곧장 시인했다. 이런 민감한 일을 선뜻 확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30일 감사원은 긴급 감사위원회의를 소집했다. 4000억 감사 관련,
감사위원회의는 당초 2월4일로 예정됐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30일자
조간신문에 '2240억 대북지원 의혹'이 보도된 것뿐이었다.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의와 김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장의 보고를 거쳐 곧바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대북관련 사업자금의 구체적 명목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일단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투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감사 결과로서 입증되지 않은 '추정'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 또한 전에 없던 일이다.
설 연휴기간인 31일 북한 아태평화위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금강산
육로시험답사와 시범육로관광을 2월4일부터 14일 사이에 갖자"며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을 초청했다. 설날인 1일에는 북한
아태평화위 리종혁 부위원장이 SBS취재진에 "현대와 아태평화위 사이의
경제협력은 합법적인 경제거래 방식으로 이뤄졌으므로 그 어떤 의혹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2일 "3일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의 방북을 통일부에
신청하고 검찰에도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4000억원 의혹과 관련, 검찰에 의해 1월23일부터 출국금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