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이사장이 한 시간강사로부터 청탁조로 받은 5000만원이 든
'봉투'를 돌려주는 과정에서 실수로 엉뚱한 사람에게 건네진 것을
소송을 통해 5년여 만에 되찾게 됐다.

지방의 모 대학 이사장 A씨는 98년 5월 이 학교 법학과 소속 시간강사
B씨로부터 전임강사로 채용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000만원이 든
멜론상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사장은 '부담되는 돈'이라며 다음날 부인에게 되돌려주라고
했다. 부인은 법학과 내 성(姓)이 같은 C교수를 멜론상자의 주인으로
혼동, C교수에게 건네줬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사장은 C교수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C교수는 "예전에 전임교수로 채용해주는
조건으로 학교측 대리인인 학과장에게 학교발전기금 3000만원을 줬는데도
그 당시 채용되지 않았다"며 "원금 3000만원과 채용지연으로 인한 손해
보상 900여만원은 되돌려 받는 셈 치고 나머지 1100여만원을 학과장에게
줬으니 5000만원은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5000만원을 '날려버린' B강사는 2000년 C 교수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B강사가 원고 자격이 없으며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로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6월 이사장이 사망한 뒤 유족들이 C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15단독 송인권 판사는 30일 "피고가 5000만원이
자신에게 잘못 전달된 사실을 알면서도 반환을 거부한 것은
불법행위"라며 "학교 발전기금 3000만원은 이사장과의 법률관계가
아니라 학과장과의 법률관계이므로 5000만원과 무관하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측은 돈 5000만원을 찾으면 B씨에게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