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에는 직원들보
다 외부인들이 더 많아 보였다. 노동조합의 파업 선
언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은 데다, 이날
열린 50대 근로자 분신(焚身) 사망 추모집회에 외부
인들 상당수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상했던 것은 기자가 집회를 참관하기
위해 정문을 들어설 때 경비원들 누구도 용
무를 물어보거나 출입증 발급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회사가
집회에 참여하는 외부인들에게 출입증 교부를 요구했지만 이내 거친 승강
이가 벌어져 포기했다고 한다.

이렇게 입장한 외부인들이 회
사 앞마당에서"두산 재벌을 해체하라"고 외쳤으니, 이를 바라보는 경영진들은 속
이 탈 노릇이었을 것이다.

물론 다른 경우에 비하면 이 정도는 매우 작은 사
례에 불과하다. 적법 절차에 따라 사체를 수습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의 거부에 황망히 발길을 돌린 경
찰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우리는 '법'과 '원칙'을 지켰을 뿐인데"라는 경영진의 항변은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근로자의 분신(焚身) 사망이라는 사태가 법 논리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손해배상소송과 재산·임금 가압류를 당한 사람들의 처지는 비참하다. 손배소를 당한 한 근로자는 "금전적 어려움 말고도 신원보증인인 고교 은사가 '이럴 수 있느냐'고 원망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두산이 회사는 샀지만 우리의 마음은 못샀다"는 직원들의 평가는 분명 '법'으로 해소될 일이 아니다.

노조는 현재 '손배소와 재산가압류는 노동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측도 이 같은 강한 법적 대응의 원인 제공을 노조가 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노사 모두가 슬기롭게 넘겨 한국의 노사 관계에서 '법치주의'가 획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鮮宇鉦·경제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