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여행 중인 학생이 엽서를 보냈다. 사랑이 낳은 최고의 걸작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쓴 짧은 편지다. '시간의 뺨 위에 떨어진 눈물',
'대리석으로 만든 시(詩)'라고 불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
읽는 동안, 타지마할에 얽힌 두 가지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다. 먼저
떠오른 것은 타지마할을 헐어서 그 대리석을 런던에다 팔려던 한 영국
총독이다. 다행히(!), 마땅한 구매자가 없어서 '데몰리션 맨'의 계획은
허사로 돌아갔다.
또 다른 총독 커즌도 생각난다. 영국의 전성기에 인도에 재임했던 그는
아내를 위해 타지마할이란 거대하고 아름다운 무덤을 지은 무굴 황제를
따라 빅토리아 여왕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건설했다. 타지마할의 유지와
보수에 관심을 쏟았던 커즌 총독은 후글리 강가에 자신의 '타지마할'을
세웠다. 진짜 타지마할처럼 연못이 있는 넓은 정원을 만들고 테라스에는
흑백대리석을 깔았다. 타지마할에 사용된 대리석과 같은 산지의 흰
대리석을 구해 건물을 지었음은 물론이다.
허나 힘으로 예술을 얻을 순 없는 모양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드는
타지마할과 달리 대영제국의 힘있는 총독이 세운 '20세기의
타지마할'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타지마할은 정교하고
우아하지만, 제국의 가치와 영광을 담은 빅토리아 기념관은 아름답지도
장엄하지도 않다. 300년의 시차를 두고 세워진 두 대리석 건축은 물리적
힘이 문화의 힘과 동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어디에나
문화라는 말이 쓰이는 요즈음이라, 엽서를 읽으면서 문화의 힘, 힘의
문화를 생각해본다.
(이옥순ㆍ인도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