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한 프런트는 사무실을 나설때 그룹 배지를 뗀다. 배지를 달고 부산 거리에 나섰다가 자칫 봉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프로야구는 팬들의 성원을 먹고 사는 유기체다. 팬들이 등을 돌리는 날 프로구단은 존재의 이유를 잃게 된다.

그런데 최근 롯데의 행보는 떠나가는 팬들 등 뒤에 돌을 던지는 격이다.

지난 21일 FA(자유계약선수) 박정태가 은퇴를 언급하며 '2년-10억원'을 제시, 배수진을 치자 롯데 홈페이지는 '분노의 바다'가 됐다.

특히 옵션 내용이 알려지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구단안은 '2년-6억원(옵션 2억원)'이고, '130경기 출전, 3할2푼, 80타점'을 달성해야 옵션이 충족된다. 최근 2년간 삼성 이승엽만이 이 조건을 충족시켰다. 결국 계약 조건은 '2년-4억원' 이란 이야기다. 하늘에서 별을 따오라는 이야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 결국 박정태는 이 내용을 보고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또다른 FA 강상수의 옵션 내용(70경기 출전, 17세이브 이상)도 정도는 덜하지만 구단의 성의를 의심하게 만든다. '3년-4억원' 가운데 옵션이 무려 1억2000만원이다. 애시당초 모든 것은 공개한 뒤 시작했다면 선수 개인이나 팬들의 충격을 덜 했을 것이다. 구단은 조정이 가능한 조건이었다고 발뺌을 하지만 말이다.

"롯데는 부산을 떠나라."

구도(球都) 부산에서 롯데 퇴출 운동이 시작된지 오래다. 한쪽에서는 '사직구장 안가기'를 주장하고, 다른쪽에서는 촛불시위가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 제품 불매 운동도 단골메뉴다. 이제 '안티 롯데'를 지나 '롯데 혐오'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든든한 맷집을 자랑하는 걸까. 롯데는 요지부동이다. 수백건에 달하는 비난글을 일부 극성스런 팬들의 오버액션으로 폄하하고 있다.

한 야구인은 지난해 롯데의 무성의 때문에 최소한 관중 100만명을 잃었다고 말한다. 롯데가 한국프로야구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고 걸림돌이란 이야기다.

지난해 KBO(한국야구위원회) 박용오 총재는 투자에 인색한 구단의 퇴출을 언급한바 있다. 길은 하나다. 롯데가 활골탈태하지 않는다면 퇴출 1순위는 자이언츠가 될 수 밖에 없다.

( 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