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은 너무 뻣뻣한대요."

신일고 후배가 양 팔꿈치를 등뒤로 돌려 맞부딪치자 봉중근은 신기한듯 "우와"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닿기는 커녕 근처에도 가지 않은 자신의 몸이 어떠한지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애틀랜타의 왼손투수 봉중근은 20일부터 모교인 신일고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선 특별히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신일고 장호연 감독이 "힘만으로도 150㎞를 던지는 네가 유연성만 좋아지면 160㎞는 거뜬하다"고 말하자 봉중근은 희망의 빛을 본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1. 장호연 감독과 장시간 얘기를 하던데.

유연성에 대한 얘기들이었다. 올해 3∼4㎞의 스피드업이 가능할 것 같다.

2. 한국에 와서 무엇을 했나.

지난해 12월 2일 들어와서 푹 쉬었다. 여기저기 맛집도 돌아다녔다.

3.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부산에서 먹은 회다. 싱싱해서 입에서 살살 녹더라. 어머니의 된장찌개는 여전히 일품이다.

4. 가족 소개를 해달라.

아버지(봉동식씨ㆍ62), 어머니(김숙자씨ㆍ60)와 누나 셋이 있다.

5. 미국엔 혼자 있나.

둘째 누나(미정씨)와 세째 누나(미선씨)가 애틀랜타에 살고 있다.

6. 누나가 있으니 뭐가 좋은가.

누나가 선발등판 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어덮밥을 해 온다. 당연히 힘이 난다.

7. 지난해 첫 메이저리그 선발등판때를 회상한다면.

첫 타자를 상대할 때 포수의 사인이 안보였을 정도로 떨었던 기억이 난다.

8. 야구를 시작한 때는.

수유초등학교 2학년 여름이다. 그땐 너무 힘들어 한달만에 포기했는데 3학년때 다시 글러브를
잡았다.

9. 원래부터 투수였나.
첫 포지션은 중견수였다. 주로 야수를 봤는데, 초등학교 6학년때는 유격수도 봤다.

10. 그때는 오른손잡이였나.

아니다. 그때도 왼손잡이였다.

11. 그럼 수비를 어떻게 했나.

그냥 오른손으로 잡아 왼손으로 던졌다. 중학교에 올라가니 감독께서 무슨 유격수냐며 1루수
를 시키셨다.

12. 미국에 진출할 때 투수로 진출한 게 아니었나.

원래는 타자로 계약했다.

13. 투수로 전향한 것은 언제인가.

미국진출 직후였다. 공 10개를 치는데 배트 3개를 부러뜨리자 코치가 와서 투수가 낫겠다며 권
유했다.

14. 지난해 타자로서의 성적은.

26타수 7안타(타율 0.269)다. 150㎞나 되는 공을 치는게 결코 쉬운게 아니다.

15. 지난해 연봉을 물어봐도 될까.

6개월에 6만달러를 받았다. 4월에 메이저리그 선발로 나갔을 때 받은 3일치는 3300달러였다.

16. 취미는

골프를 치고,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17. 골프를 치게된 이유는.

동료들이 대부분 골프를 쳤다. 좀 더 동료들과 가까와 지기 위해 배웠다. 술도 그래서 배우게
됐다.

18. 그러면 주량은.

양주와 맥주를 조금씩 마신다. 소주는 도저히 못먹겠다.

19.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다면

지난해말 허구연 해설위원께서 '화(anger)'라는 책을 선물해주셔서 그것을 읽고 있다. 홈런을
맞았을 때나, 졌을 때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20. 영어책도 읽나.

얇은 소설책을 읽는데 무조건 읽은 뒤 나중에 동료들에게 내용을 물어보기도 한다.(웃음)

21. 고등학교 2학년때 중퇴하고 미국을 갔는데, 그러면 학력은 고등학교 중퇴인가.

아니다. 98년 시즌이 끝난 뒤 신일고로 돌아와 99년 2월에 졸업장을 받았다. 지금은 애틀랜타
신학대학 3학년 재학중이다.

22.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처음엔 영어가 안돼 동료들과 싸우기도 했다. 지금은 내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코치나 동료
들의 얘기를 이해할 수 있다.

23. 결혼 계획은.

2살 연상의 애인이 있다. 올시즌이 끝나면 결혼할 계획이다.

24. 팀에서 친한선수는.

톰 글래빈이다. 시즌이 끝나면 나를 집으로 초대해 주기도 했는데 뉴욕으로 떠나 아쉽다.

25. 좋아하는 선수는.

LG 이상훈과 애리조나의 랜디 존슨이다.

26. 애틀랜타의 팬 행사에 처음 초청 받았는데.

무척 기쁘다. 구단에서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 좋은 소식도 있다.

27. 뭔가.

스프링캠프 전에 '리오 캠프'라고 리오 메조니 투수코치가 운영하는 투수 특별훈련에 참가하는
데 거기서 그렉 매덕스, 마이크 햄튼 등 주전투수들과 같이 훈련한다.

28. 올해가 메이저리그 진입에 기회라고 들었다.

선발이던 톰 글래빈이 뉴욕으로 갔고, 중간계투진에서도 왼손투수 2명이 빠졌다. 내 자리가 있
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자기가 좋아서 해야하고, 목표를 세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30. 올해 목표가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끝까지 던지는 것이고, 11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
는 것이다.

( 정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