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19일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사담 후세인(Hussein) 이라크 대통령의 해외 망명을 촉구한 가운데, 쿠웨이트 주둔 미군은 현지 렌터카회사에 오는 2월 9일까지 7000대의 4륜구동 차량을 주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은 이날 미 ABC TV의 대담 프로그램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지도부와 그들의 가족이 다른 몇 개 국가에서 피난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라고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다”면서 “이는 전쟁을 피하기 위한 공정한 거래”라고 말했다. 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도 이날 한 TV에 출연, 후세인이 하야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라크 고위 지도자들에게 사면을 베풀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에 대한 반응을 요구받고 “후세인이 이런 메시지들을 접하고 있다면 그에 귀를 기울이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쿠웨이트 주둔 미군은 현지 렌터카 회사들에 7000대의 4륜구동 차량을 공급해주도록 요청했다고 알-시야사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렌터카 회사들의 말을 인용, 미군이 이 차량들을 “걸프지역에서 사용할 예정이며 2월 9일 이전에 전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렌터카 회사들은 쿠웨이트에 4륜구동 차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인접 걸프 국가들로부터 일부를 확보하는 등 주문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0일 미국 부시 행정부가 유엔 사찰단의 증거 발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라크를 공격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의 한 인사가 “문제의 핵심은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됐는지 여부가 아니라, 후세인 대통령이 사찰단에 협조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19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ElBaradei)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지난주 발견돼 논란이 됐던 빈 화학탄두와 비슷한 화학탄두를 4개 더 발견했다고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로 나왔다.

이라크는 또 무기사찰단의 사찰활동 활성화를 위해 유엔과 10개항의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고 한스 블릭스(Blix)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이 20일 밝혔다.

공동합의문은 이라크 정부가 사찰단이 조사를 요구한 과학자에게 조사에 응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을 포함, 사실상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개별조사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인 주택을 포함, 모든 장소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 허용, 발견된 빈 화학탄두에 대한 조사팀 구성, 대량파괴무기를 뜻하는 ‘금지물질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