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기사찰단이 16일 이라크에서 화학무기용으로 보이는 탄두 12개를 발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우에키 히로 사찰단 대변인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70㎞ 떨어진 우카이데르에서 1990년대 말 지은 벙커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의문의 탄두들’을 발견했다”며 “그 중 1개는 추가 조사를 요한다”고 밝혔다. 이 탄두들은 먼지와 새똥으로 뒤덮인 탄약상자 안에 들어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탄두들은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어서 이라크의 유엔결의안 위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것이 화학탄두로 확인될 경우 미국은 지난해 11월 채택된 유엔결의 1441호에 근거,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다.
이라크 국가사찰위원회의 호삼 모하메드 아민(Amin) 위원장은 “문제의 탄두들은 1988년 수입한 단거리 로켓으로 최소한 7~8년 전에 유효기간이 끝나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17일 “이라크는 이 빈 화학탄두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해야 한다”면서 이라크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미국의 스콧 매클러렌 백악관 대변인은 일단 논평 없이 “사찰단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7일 걸프전 발발 12주년 기념연설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강력히 대응해 격퇴할 것이라며 대미(對美) 항전의지를 다졌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13세기 몽골의 압바스 왕조 침공에 비유하며, “바그다드의 벽에 오르려는 자는 누구든지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와 터키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단독으로 이라크 공격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터키 정부도 “미국의 이라크전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독일총리는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은 없다”는 전제 아래 “후세인 대통령이 망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