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BO(한국야구위원회)홍보위원이 15일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로 연수를 떠나기에 앞서 일본을 택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a href=mailto:join1@chosun.com>/조인원기자 <

“은퇴한 뒤 8개 구단 모두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습니다. 일부는 바로 감독으로 오라고 했고, 일부는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보장한다고도 했죠. 하지만 아직은 더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도 가는 것이죠. 밑바닥 2군에서 선수들이 겪는 설움까지 이해한 뒤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선동열(40)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 2군에서 코치 연수를 받는다. 선 위원은 15일 은퇴선수들의 경기인 마스터스 리그 참가차 일본으로 출국, 현지에서 주니치 측과 연수 계획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주니치 명예 선수인 그는 의사 소통에 무리가 없어 실제 투수코치 역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코칭스태프 구성이 끝나 일단 '연수자'의
신분으로 일본 생활을 시작한다.

◆ 서울 팀 가고싶다

선 위원은 지난해 SK 와이번스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고 교섭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이 때 흘러 나온 얘기가 “선동열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다. 삼성 김응용 감독보다도 많은 연봉을 주장했고, 코칭스태프 선임에 대해서도 전권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선 위원은 “일부러 그랬다”고 밝혔다. “당장 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SK측에서 정식 제의를 하기도 전에 몸값부터 깎으려 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는 “욕심 같아선 서울(연고)팀에 가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8개 구단 모두 다 매력이 있지만 시장이 넓은 곳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것. 최고 스타 출신 답게 프로야구 전체의 흥행을 생각하고 있다. “50대 이상 선배 감독들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야구 활성화를 위해 젊은 지도자들이 팬들에게 신선감을 주는 게 좋다는 겁니다.”

선 위원은 그 ‘이름 값’ 때문에 감독이 되더라도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타 출신 감독이라고 당장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감독이 똑똑해서 우승합니까? 좋은 참모진에 좋은 선수들을 만나야 감독도 빛을 보죠. 나는 아직 준비된 감독이 아닙니다.”

◆ 메이저리그와는 인연이 없다?

선 위원은 메이저리그 코치 연수도 계획했었다. 박용오 KBO 총재의 주선으로 보스턴의 학교로부터 아이들 입학 허가서까지 받았다. 하지만 “외국생활에 적응하는 게 싫다”는 큰 아들 민우(13)의 반대가 미국행을 막았다.

‘메이저리거 선동열’이 될 기회도 세 번이나 있었다. “대학 2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냈죠. 경리단에 입단,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에 가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측에서 반대해 무산됐다. “85년 졸업 후 실업 팀에서 5년을 뛴 뒤 미국에 진출할 생각으로 한국화장품에 입단했지만, 고향 팀 해태의 끈질긴 권유에 병상의 어머님이 손을 드셨죠.”

메이저리그가 가장 가깝게 다가왔던 것은 일본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인 2000년 초. 레드삭스 부사장과 일본에서 만나 연봉까지 합의했다. 그런데 중간에 낀 재미동포 야구인이 자신을 자꾸 ‘돈만 아는 선수’로 매도해 모든 걸 포기했다. 어차피 아내의 반대도 워낙 강했던 차다.

“모두들 그때 메이저리그에 갔으면 사사키(시애틀 매리너스) 만큼의 성적은 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일본에서 사사키와 제가 라이벌이었던 것은 분명하니까요. 어쨌든 미국과는 별 인연이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