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속초 설악산을 다녀왔다. 많은 눈이 쌓여 있어 활동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제설작업이 이루어진 간선도로는 이용에 별 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설악동의 주택가 이면도로는 글자 그대로
살얼음판 상태여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다. 국제적인
관광지의, 많은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수시로 찾는 민박촌인데 왜 이렇게
도로가 얼음판이 되었을까.
민박촌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워낙 많은 눈이 쌓여 주민들로서는 모든
눈을 치우기에 역부족인 데다 마땅히 눈을 치울 장소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겨우 자기 집 앞 눈을 치우기에도 벅차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이면도로의 눈은 행정당국이 치워줘야 하는데도 방치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관광객들이 얼음판에 넘어져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까지 있었다며, 최소한 제설용 모래라도 뿌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이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요구해도
장비부족만을 탓하는 행정당국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했다. 사전
예방조치에 소홀한 관광지 일선 행정기관의 안일한 행정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귀경 때 속초 고속터미널에서 급한 용무가 있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전화카드를 넣었는데 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황당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했더니, 고장난 지 오래 되었는데도 수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더욱이 하루에도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왕래하는 관광지에서 공중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면 어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되면 새로운 관광상품을 선보여야 할 관광
행정 당국자에게 한 가지 조언을 꼭 드리고 싶다. 찾아서 돕고 베푸는
지원행정을 실천하여 모든 관광객이 부담 없이 다시 찾는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다해 주기 바란다.
(盧昌鉉/ 교사·서울 송파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