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미국인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미국에서 최근 주목받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의 후원을 받아 인터넷이 미국인의 생활에
끼친 영향을 집중연구하는 '인터넷과 미국인의 생활 프로젝트'의 리
레이니(Rainie) 국장은 지난 8일 "인터넷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추가정보를 검색하고 정치적 입장이 같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동원하는 막강한 정치수단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인터넷이 아직 정치적 무관심층까지 움직이지는 못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지난 100년간 어떤 선거를 막론하고
투표율이 가장 낮았으나, 인터넷을 통해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 인터넷이 젊은 세대의 정치적 관심을 고조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20대는 인터넷이 '우리 세대의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원래 주요 뉴스 소비층이 아니기 때문에 CNN 방송의 뉴스도
보지 않고 뉴욕타임스도 읽지 않지만, 웹사이트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일은 즐긴다. 이들은 선거운동 이외의 '인터넷 정치활동'을 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체험해왔다. 예를 들어
노동연령 이하 어린이들의 임금을 착취하는 회사가 만든 운동화를 신지
않는다든지, 환경을 오염시키는 방식으로 재배된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든지 하는 운동을 인터넷을 통해 확산시키는데 성공했다."
-- 젊은층이 인터넷상에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정치관련 정보는 어떤
것인가?
"미국 젊은이들은 가공되지 않은 자료, 기존 언론매체가 전달하지
못하는 추가자료를 인터넷에서 검색한다. 선거철이 되면 젊은 세대들은
후보들의 각 이슈에 대한 정치적 입장, 과거의 정책지지 행태, 선거자금
기부자 명단 등을 찾아 스스로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지여부를
판단한다. 또 온라인 여론조사에 많이 응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이들이 기성 언론매체의 보도에 거부감을 느껴서라기보다는 원래 주요
뉴스 소비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20대는 신문, 시사잡지를 거의
읽지 않고 방송뉴스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하면
정치에도 관심을 갖는다."
-- 인터넷 사용면에서 10대와 20대 사이에 차이가 있는가?
"미국의 20대 젊은이들은 '본능적으로 온라인 상태'다. 최근 어느
기업에서 20대들에게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지난 몇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점검하는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대답은 공부, 식사, 영화 등
다양했는데, '인터넷을 했다'는 대답은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이들에게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숨쉬는 것과 같아서 특별히 인터넷을
했다는 의식 조차 없기 때문이다. 현재 10대들은 이런 성향이 더 강해서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온라인 상에서 태어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장관후보를 추천하는 등 인터넷을 민의수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더 많은 여론을 효과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현재 18세 이상 성인 중 인터넷 사용자는 61%에 불과하다. 만일
인터넷이 주요 여론수렴수단이 된다면, 나머지 39%의 의견이 무시될
가능성이 있다. 젊고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교육을 많이 받은 층일수록
인터넷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정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워싱턴=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