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시민단체인 서울YMCA가 내부 개혁을
둘러싼 표용은(表用垠) 이사장측과 실무간사·회원들로 구성된 '서울
YMCA 개혁을 위한 재건회의' 간의 갈등으로 10일로 84일째 분규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오전에는 표 이사장측 직원들이 개혁파 직원들이 주로
근무하는 별관 1층 및 3층, 본관 사무실 등 3곳에 들어와 강제로
사무집기를 빼내가고 이에 항의하던 직원 4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78년 개설 후 시민권익보호활동의
상징이었던 서울YMCA 시민중계실의 업무가 마비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 원인은 시민운동 전문지인 '시민의 신문'이 작년
10월 18일 표 이사장이 김수규 전 서울YMCA 회장의 퇴진을 배후조종하고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젊은 간사들이 주도해 만든 재건회의는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표
이사장측은 "사실무근이고 YMCA의 본질을 훼손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조작극"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3명의 재건회의측 간사들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YMCA의 진로를 둘러싼 조직 내부의
갈등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재건회의측 관계자는 "현 이사장 및 간부들은 경영마인드만 앞세워
시민단체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며 "사회체육시설 등에 수익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YMCA가 자발적 시민단체의 모습을 잃고 기업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산 수련장에
골프 퍼팅장을 건립한 것과 관련해 소비자운동 및 환경운동을 주도하는
시민사회국 관계자들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근무하는
조직이 반환경적 행태를 벌이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반발했다.
서울YMCA 김윤식 국장은 이에 대해 "YMCA는 근본적으로 기독교 단체이며
사회체육시설의 확충 등은 젊은이들의 여가 활동 등을 독려하는 단체의
고유 정신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며 "젊은 간사들이 환경운동이나
소비자운동만이 모두라고 보는 것은 폭좁은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