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은 사진 한장

(윤광준 글·사진/웅진닷컴/1만2000원)


'사진 찍는 법'이라면 흔히 카메라 고르는 법에서 시작해 온갖 기술적
요소들을 총망라한 입문서를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예상치 못한
충격일 수 있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기술에 대한 설명은 책 뒤쪽으로 제쳐두고 그냥 술술 읽고, 그러다 보면
재미있는 에세이를 들이민다.

에세이는 사진을 잘 찍기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풀어낸 것들이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백문이 불여일찍,' 즉 백번 입문서 읽어봐야 한 번 찍는 것 만 못하며
많이 찍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는 것. 그는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욕망은,
'절실할 때 진지해지는' 사람의 능력으로 인해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는 그런 경지를 '마누라와 연애하던 시절'에 빗댄다.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궁리하다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연애의
진전만큼 재미있고 즐거운 사진 찍기도 그 실력이 어느새 작품으로
발전했다.' 여기까지는 좋은 비유인데 그 다음을 좀 낯뜨겁다. '피부의
탄력은 풋풋한 향기를 발산했고 터질 것 같은 몸은 옷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그녀는 미래의 남편 될 남자의 재능을 사진을 통해 읽었다.'

에세이 곳곳에 포진한 멋진 사진들은,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일단
보면 이 희한한 세계에 발을 담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강한
유혹이다. 아이와 어른, 남과 여, 과거와 현재, 컬러와 흑백, 한국과
외국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주제, 다양한 기법으로 펼쳐 보이는 재미.
그러다가 마침내 목욕을 마친 아내가 속옷만 입고 있는 장면 -비록 아주
흐린 조명 아래 찍었지만-을 공개했을 때는 그 강렬한 일상의 멋이 가슴
깊이 각인된다.

'기량이 쌓이면 카메라는 감각의 연장처럼 사용된다'는 대목을 읽을 때
"맞아, 한국인이 젓가락을 잡으면 그 끝의 감각마저 느끼는 것처럼"
하며 무릎을 친다. 동시에 독자의 눈은 글 바로 위로 펼쳐진 사진-암벽
등반가를 찍기 위해 등반가보다 높은 곳에 올라 자일에 몸을 의지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는-에 사로잡힌다. 그 사진 속에서 카메라는 사진가와 한
몸이다.

이어 책의 후반부는 카메라와 렌즈 필름, 노출, 구도 등 실질적인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